[]곰 보금자리 텀블벅 펀딩


드디어 '곰보금자리프로젝트' 텀블벅이 열렸습니다.  >> 참여하
사육곰이 철창에서 나와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굿즈를 제작했습니다. 저희 로고를 본따 만든 반달가슴곰 스티커와 뱃지, 반달가슴곰의 무늬를 형상화한 티셔츠까지! 사육곰을 위한 프로젝트에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아무래도 사족을 좀 달고 싶어서요.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는 한국의 사육곰 문제가 십수년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는 것을 보다 못해 만든 프로젝트 그룹입니다. 520마리 남은 곰이 아이고 많다 싶기도 하지만, 뒤집어 보면 한국처럼 돈이 많은 나라에서 520마리만 해결하면 되는데 왜 이걸 계속 왈가왈부하며 끌고 있는지 참 이상한 일이기도 합니다. 동물복지에 대한 한국의 시민의식은 이제 적어도 국제적 멸종위기종을 철창에서 길러 먹는 나라의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죽하면 곰 농장 사육주들도 그만하고 싶다고 말할까요. 정부만 마음을 먹으면 쉽게 해결될 일입니다. 생츄어리를 만드는 데에 드는 돈 수십억은 저희 같은 작은 단체에게 먼 나라 이야기이지만, 국가 예산으로 보면 눈에 보이지도 않는 돈입니다. 문제는 의지입니다. 정부의 의지는 시민들의 깨달음과 외침에서 비롯합니다.

생츄어리를 만드는 데에 또 하나 필요한 것은 야생동물인 곰을 잘 기를 수 있는 사람들과 시스템입니다.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에는 동물원에 비판적인 동물원 출신 수의사와 야생동물 트레이닝에 열정적인 동물 훈련사가 있습니다. 5년전 전국의 동물원을 돌며 분석한 책 <고등학생의 국내 동물원 평가 보고서>의 저자도 함께 하고 있고요. 영국에서 동물행동학 및 동물복지학을 공부하고 온 수의사들도 있습니다. 세계의 야생을 직접 겪으며 여행하는 활동가를 비롯해 동물에 대한 애정을 가득 품은 대학생들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생츄어리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를 직접 조사하고 연구하는 모임입니다.

활동가 모두 무급으로 주말과 밤낮 없이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굿즈를 강조하는 텀블벅의 정책 때문에 못한 이야기를 하자면요. 이번 텀블벅을 통해서 생긴 수익은 사육곰 농장 조사 보고서 제작비와 해먹 제작 및 설치비에도 보탬이 되지만, 훈련사를 해외파견해 야생동물 훈련을 배우는 데에 쓰일 예정입니다.

야생동물훈련은 가두어 기르는 야생동물의 복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곰도 마찬가지입니다. 훈련을 통해 곰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하게 하고 사람과 더불어 사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베트남의 곰 생츄어리를 방문했을 때,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곰의 훈련이었습니다. 세계의 유수한 동물원과 동물원 협회들에서도 야생동물훈련 교육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 중입니다.

야생동물의 훈련은 반려동물훈련의 원리를 기본으로 하되 야생동물의 습성과 사육상태에서의 복지를 충분히 이해해야 가능합니다. 국내에는 야생동물을 전문적으로 훈련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물론 동물쇼를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것은 곡예를 보여주기 위해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동물에게 강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물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부터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적절한 훈련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야생동물훈련을 배우기 위해서는 해외로 나가야 했습니다.

곰 보금자리 활동가 이순영 훈련사는 미국 CPDT-KA, KPA CTP 등을 수료하고 동물보호단체에서 동물의 사회화와 복지에 대해 활동해왔습니다. 특히 동물원에서의 동물 훈련에 관심이 많아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에도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이훈련사는 현재 미국에서 AZA(미국동물원수족관협회) & IMATA(국제해양동물훈련협회)가 주최하는 컨퍼런스에 참가 중입니다. 9월 중으로 The Ranch Animal Training Course와 AZA Animal Training Application in Zoo & Aquarium Settings에 참가합니다. 10월부터 12월까지는 베트남의 Animals Asia 곰 생츄어리에서 행동분야 자원봉사를 하면서 반달가슴곰의 트레이닝을 직접 경험할 예정입니다. 이 모든 과정을 예약하는 데에만 800만원 이상이 이미 사용되었습니다. 앞으로 몇 달 동안의 생활비는 더 들어갈 테고요. 물론 전액을 다 지원할 수는 없겠습니다만(크라우드 펀딩이 잘돼서 가능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곰 생츄어리 운영에 꼭 필요한 만큼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에서 가능한 만큼 보조를 하려고 합니다.

펀딩에 돈을 보태는 건 몇 번 해봤지만, 모금을 직접 하는 건 처음이라 긴장이 좀 됩니다. 첫 일주일이 중요하다고 하네요. 굿즈, 리워드, 도무송 스티커 웅엥웅엥 낯선 낱말들이 슬슬 익숙해지려는데 시작이랍니다. 멤버들이 고생해서 만든 작품이고 앞으로 남은 진행에서도 다 같이 애를 좀 쓸 것 같습니다. 부디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지금 바로 ”밀어주기”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