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2024 농장 조사 및 시민 인식 조사 보고서 살펴보기 (4)

지난 7월 16일 발표했던 <사육곰 산업 종식을 위한 농장 조사 및 시민 인식 조사 보고서>를 간추려서 네 편에 걸쳐 공유드립니다.


요약 4. 우리에게 사육곰은 무엇이 되고 있나? - 시민 인식 조사 편


곰보금자리프로젝트에서는 사육곰 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을 이어오며 그동안의 성과와 남은 과제에 대한 시민 인식을 짚어 볼 필요성을 절감하였습니다. 이에 지난 6월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사육곰 산업 관련 시민 인식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본 시민 인식 조사 결과는 사육곰 산업을 둘러싼 전반적인 여론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인 동시에, 향후 사육곰 산업 관련 정책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74.1%가 사육곰 산업의 배경과 현황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5년 전 조사에서 동일한 답변의 비율이 43.1%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그간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사육곰 산업에 대한 대중 인식이 상당히 제고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젊은 세대의 인지도는, 실제 사육곰 산업이 성행하던 시기를 지나온 기성 세대에서의 인지도에 비해 여전히 저조한 수준입니다. 사육곰 산업이 2000년대 이후 쇠퇴함에 따라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낮아진 것으로 풀이되며 이는 사육곰 문제의 장기화와도 연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육곰 산업에 대한 인지도 응답 (2019년 조사 자료 비교)

2026년부터 사육곰 산업이 불법화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답변의  비율은 55.2%로, 이는 사육곰 산업을 인지하고 있다는 응답의 ¾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반면 정부의 사육곰 보호시설 건립에 대하여 인지하고 있다는 응답은 25% 수준으로 매우 낮습니다. 사육곰 산업에 대해 인지한 경우 그 제도적 해결까지 관심있게 지켜보지만, 보호시설이라는 실질적 해결책에 대한 관심은 저조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부 보호시설을 둘러싼 다양한 문제에 대한 논의가 여전히 정체되어 있는 것은 시설의 낮은 인지도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사육곰 산업 불법화에 대한 인지도 응답 


정부가 건립하는 보호시설에 대한 인지도 응답


사육곰 문제의 책임 소재에 대한 인식을 질문한 결과, ‘정부(42.5%)’나 ‘한국의 보신문화(33.4%)’에 책임이 있다고 보는 답변의 비율이 ‘농장주(20.7%)’를 지목하는 답변의 비율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사육곰 문제의 책임을 농장주라는 개인에게 환원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전반적인 여론이며, 특히 정부의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사육곰 문제의 책임 소재 인식 응답 


현재 정부는 정부 보호시설로 이주되어야 할 사육곰의 매입을 시민단체의 책임으로 미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육곰 매입의 비용을 ‘정부’가 맡아야 한다는 답변이 전체의 70%에 달했으며, ‘시민단체’가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7.7%)의 비율은 ‘보상이 필요 없다’는 의견(20.1%)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습니다. 정부가 사육곰의 재산 가치를 보상하는 데 제도적 어려움이 있다면, 전·폐업 지원금 등 적절한 대안을 마련해 사육곰 매입에 책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사육곰 매입(농가 보상)의 책임 소재에 대한 인식 응답


120두수 규모의 정부 보호시설에 수용되지 못하고 농장에 남게 될 사육곰 약 160마리의 처리 방안에 대한 생각을 질문한 결과, 정부가 보호시설을 추가 건립해 수용해야 한다는 답변(44.0%)이 가장 많았고, 동물 복지 단체가 민간 보호시설을 건립해 수용해야 한다는 답변(33.4%)이 뒤를 이었습니다. 남은 사육곰의 처리 역시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여론을 확인했습니다.

사육곰을 죽이는 형태라 해도 그 방식은 정부 매입 후 안락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비율(12.8%)이 두 배 가까이 높다는 점에서, 남겨질 사육곰에게도 적절한 보호 또는 인도적 처치를 바라는 것으로 보입니다.

남은 사육곰의 처리 방안 응답


시민 인식 조사 결과, 사육곰 산업과 그 제도적 해결에 대한 인지도는 비교적 높은 편이나,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책인 보호시설에 대한 인지도는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달 준공 예정이던 구례의 정부 보호시설은 제대로 된 운영안조차 없는 채로 공사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시설에 이주시킬 사육곰의 매입 책임은 여전히 시민단체에게 떠넘기는 중입니다. 남은 사육곰에게 더 나은 삶을 약속했던 정부 보호시설에는 지금 수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시민들은 사육곰 문제의 책임 소재를 정부와 사회에 돌리며 정부가 곰 매입 등 사육곰 문제 해결에 앞장서기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여론을 받들어 사육곰 문제의 실질적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남은 사육곰들이 하루빨리 보호시설로 이주하여 더 나은 삶을 되찾을 때까지 사안을 잊지 않고 함께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