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사육곰농장은 방사장 공사가 한창입니다. 곰사 주변에 방사장을 달아 내기 위해 무성하던 풀과 나무를 걷어내고 흙바닥을 다시 다졌습니다. 공사를 해주시는 분들은 화천에 숙소를 잡고 지독한 열기와 싸우고 있습니다. 활동가들도 공사 감독으로 분주하게 농장을 돌아다니며 비지땀을 흘립니다. 비가 오면 공사가 중단되기 때문에 차라리 숨 막히는 더위가 낫습니다. 하루하루가 흐르면 돈이 흘러가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커다란 굴삭기가 흙을 파내고 다지는 곰사 주변 빈터는 풀과 나무가 무성해서 사실 빈터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이 농장에서 40년 동안 죽어간 곰들이 묻혀 있는 무덤이기도 했습니다. 웅담을 채취한 후 법적으로 이용이 불가한 나머지 사체는 농장의 빈터에 묻혀 있었습니다. 꼭 웅담을 위해 곰을 죽인 것이 아니라도, 곰이 죽으면 웅담이 없는 시신 옆에 묻곤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흙을 파헤치는 과정에는 곰의 뼈가 여기저기 나뒹굴었습니다. 곰에게는 죽음의 땅이었던 빈터입니다.
그리고 작년 이맘때 죽은 ‘편안이’도 그 빈터에 묻혀 있었습니다. 2021년 7월 3일, 저희가 곰을 돌보기 시작하고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을 때, 편안이는 갑자기 죽었습니다. 어쩌면 그 죽음을 갑작스럽다고 느끼는 것은 곰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데에서 나오는 감정이기도 합니다. 편안이는 살아있는 내내 죽을 것 같은 기분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편안이는 먹성이 좋고 덩치가 큰 수곰이었습니다.
농장주는 병석에 누워있고, 활동가들이 주말에만 농장을 찾았던 시기라 편안이가 어떤 이유로 얼마나 오랫동안 아팠는지도 몰랐습니다. 디귿자로 생긴 내실 구조 때문에 편안이가 내실에 들어가 나오지 않을 때 걱정만 할 뿐, 내실 안에서 곰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확인할 길도 없었습니다. 일주일 넘게 나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활동가들은 곰 스프레이와 쇠막대를 들고 무리해서 편안이가 나오지 않는 내실로 들어가 그의 죽음을 확인했습니다. 결국 왜 죽었는지도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활동가들이 편안이의 죽음을 깊이 슬퍼할 관계가 미처 만들어지기도 전이었습니다. 빈터에 편안이의 시신을 묻고 돌을 얹어 고개를 숙였던 기억이 생생한데, 이제 남은 곰들이 태연히 걸어다닐 곰 숲을 만들기 위해 묻어두었던 편안이를 꺼내어 옮겨 묻었습니다. 일 년 만 더 살았다면 흙도 밟고 나무도 올랐을 편안이는, 그 이름처럼 편안히 누워서 옆 칸 친구들의 산책을 지켜보겠지요. 살아남은 곰들에게는 산책의 기회가 돌아오도록 작은 방사장 짓는 일에 힘을 보태주세요.
화천 사육곰농장은 방사장 공사가 한창입니다. 곰사 주변에 방사장을 달아 내기 위해 무성하던 풀과 나무를 걷어내고 흙바닥을 다시 다졌습니다. 공사를 해주시는 분들은 화천에 숙소를 잡고 지독한 열기와 싸우고 있습니다. 활동가들도 공사 감독으로 분주하게 농장을 돌아다니며 비지땀을 흘립니다. 비가 오면 공사가 중단되기 때문에 차라리 숨 막히는 더위가 낫습니다. 하루하루가 흐르면 돈이 흘러가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커다란 굴삭기가 흙을 파내고 다지는 곰사 주변 빈터는 풀과 나무가 무성해서 사실 빈터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이 농장에서 40년 동안 죽어간 곰들이 묻혀 있는 무덤이기도 했습니다. 웅담을 채취한 후 법적으로 이용이 불가한 나머지 사체는 농장의 빈터에 묻혀 있었습니다. 꼭 웅담을 위해 곰을 죽인 것이 아니라도, 곰이 죽으면 웅담이 없는 시신 옆에 묻곤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흙을 파헤치는 과정에는 곰의 뼈가 여기저기 나뒹굴었습니다. 곰에게는 죽음의 땅이었던 빈터입니다.
그리고 작년 이맘때 죽은 ‘편안이’도 그 빈터에 묻혀 있었습니다. 2021년 7월 3일, 저희가 곰을 돌보기 시작하고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을 때, 편안이는 갑자기 죽었습니다. 어쩌면 그 죽음을 갑작스럽다고 느끼는 것은 곰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데에서 나오는 감정이기도 합니다. 편안이는 살아있는 내내 죽을 것 같은 기분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편안이는 먹성이 좋고 덩치가 큰 수곰이었습니다.
농장주는 병석에 누워있고, 활동가들이 주말에만 농장을 찾았던 시기라 편안이가 어떤 이유로 얼마나 오랫동안 아팠는지도 몰랐습니다. 디귿자로 생긴 내실 구조 때문에 편안이가 내실에 들어가 나오지 않을 때 걱정만 할 뿐, 내실 안에서 곰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확인할 길도 없었습니다. 일주일 넘게 나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활동가들은 곰 스프레이와 쇠막대를 들고 무리해서 편안이가 나오지 않는 내실로 들어가 그의 죽음을 확인했습니다. 결국 왜 죽었는지도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활동가들이 편안이의 죽음을 깊이 슬퍼할 관계가 미처 만들어지기도 전이었습니다. 빈터에 편안이의 시신을 묻고 돌을 얹어 고개를 숙였던 기억이 생생한데, 이제 남은 곰들이 태연히 걸어다닐 곰 숲을 만들기 위해 묻어두었던 편안이를 꺼내어 옮겨 묻었습니다. 일 년 만 더 살았다면 흙도 밟고 나무도 올랐을 편안이는, 그 이름처럼 편안히 누워서 옆 칸 친구들의 산책을 지켜보겠지요. 살아남은 곰들에게는 산책의 기회가 돌아오도록 작은 방사장 짓는 일에 힘을 보태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