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화천은 무척 고요합니다. 우리 곰들은 모두 겨울잠에 빠져드는 중입니다. 소요와 주영이가 간혹 내실 밖으로 나와서 쌓인 눈을 핥아 먹기도 하고 짚을 모으기도 해서 아직 걱정을 놓을 수 없지만 매분 매초 촉각을 곤두세우고 CCTV로 곰들의 상태를 살피며 대처하는 중입니다.
그렇게 조용해진 곰 집에는 조용한 사냥꾼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삵입니다. 그 전에도 보호시설 뒷산에 설치한 무인카메라에 찍힌 적은 있었지만 곰 집에 들어온 것은 처음 발견되었습니다. 활동가들이 곰의 잠을 깨우지 않으려 곰 집 출입을 줄였고, 척박한 겨울산에 사냥감이 줄어든 것이 삵의 출현 요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올해 1월 1일 새벽 CCTV에 모습을 드러낸 삵은 고양이만한 덩치에 어려 보이는 외모였습니다. 삵은 밤새도록 쥐를 계속 잡아먹었습니다.
화천의 보호시설이 높은 산의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데다 매일 신선한 채소와 사료를 곰들에게 주다 보니, 진즉부터 쥐가 너무 많아졌다는 고민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인위적으로 공급하는 영양분에 시궁쥐라는 종은 놀랍도록 빠르게 번식했습니다. 정작 곰들은 쥐에 별 관심을 두지 않는 터라 곰과 함께 밥을 먹는 쥐가 많아졌고, 이들이 곰의 건강에 미칠 영향도 걱정이 됐습니다. 그렇다고 곰을 보호하는 저희가 쥐는 함부로 죽이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서 고민하던 중이었습니다. 쥐를 좋아하거나 걱정하는 사람이 없는 우리 사회에서 쥐를 인도적으로 죽이는 방법은 충분히 연구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늘어난 쥐를 순식간에 줄이는 능력이 삵 한 마리에게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새벽 시간에만 조심스레 나타나서 대여섯 마리를 잡아먹다가 며칠이 지나자 낮 시간에도 곰이 잠든 곰 집에 죽치고 앉아서 쥐를 잡아댔습니다. 농장에 있던 다섯 마리 고양이도 쥐를 잡기는 하지만 쥐를 줄이는 효과를 체감할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보름이 좀 지난 지금은 CCTV에 보이는 쥐가 반의 반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삵은 집고양이처럼 고양잇과 동물이고 집고양이와 비슷한 크기와 생김새 때문에 야생고양이인가 싶을 때도 있지만, 둘은 완전히 다른 종입니다. 헷갈려서 가끔씩 어린 삵을 ‘냥줍’하듯 기르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되면 다시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는 삵에게는 재앙과 같은 앞날을 강요하게 되는 일입니다. 야생동물은 사람이 기르도록 진화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CCTV를 통해 생생하게 만난 삵의 움직임은 ‘역시 고양이랑 다르다’는 느낌을 줍니다. 겨울잠을 자는 곰들의 집에서 날아다니는 진짜 야생동물, 겨울 손님 삵을 관찰해보세요.
그렇게 늘어난 쥐를 순식간에 줄이는 능력이 삵 한 마리에게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새벽 시간에만 조심스레 나타나서 대여섯 마리를 잡아먹다가 며칠이 지나자 낮 시간에도 곰이 잠든 곰 집에 죽치고 앉아서 쥐를 잡아댔습니다. 농장에 있던 다섯 마리 고양이도 쥐를 잡기는 하지만 쥐를 줄이는 효과를 체감할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보름이 좀 지난 지금은 CCTV에 보이는 쥐가 반의 반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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