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보금에서는 6개월에 한번씩 곰들의 건강 체크를 위한 채혈을 진행합니다. 지난 일요일은 L라인의 곰들의 채혈을 하느라 반나절이 금세 지나갔습니다. 마취를 한다면 좀더 수월했을 지도 모르지만, 그건 우리의 방법은 아닙니다. 이 곳에서는 평소처럼 의식이 말짱하게 깨어 있는 곰들에게 직접 주사를 놓습니다. 그것도 곰의 손 위에, 사람의 손을 얹고서 말입니다.
사육장이 열리고 복도로 나온 곰들은 걸어 다니며 몸을 풀다가, 활동가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는 준비된 나무 거치대 위에 손을 내밉니다. 자세를 잘 잡은 곰의 입에 활동가들이 분무기를 대고 꿀물을 뿌려주면, 그 사이 수의사가 곰의 손등에서 맥을 짚고 피를 뽑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면 참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곰들은 사육장 안에서 찌뿌둥했던지 도통 자리를 잡지 않고 복도를 한참 어슬렁거리는가 하면, 활동가 앞에 자리를 잡는 것 같다가도 또 주의가 산만해지곤 합니다. 피를 뽑기 좋은 자세로 거치대에 손을 올려주면 좋으련만, 손을 올리는 자세도 가지각색입니다. 기껏 내밀어준 손에서 채혈이 어렵다면 다른 손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꾸준히 곰에게 말을 건넵니다. 자세가 흐트러질 때면 꿀물을 살짝 뿌려 곰들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손을 내밀도록 유도를 해봅니다. 반대쪽 손을 내놓으면, 이 손이 아니라 저 손이라고 말해줍니다. 정말 신기한 것은, 그러면 곰들도 우리가 무슨 말을 하는지 고민을 합니다. 이 손을 내어보기도, 저 손을 내어보기도, 이 자세로 취해보기도, 저 자세를 취해보기도 하는 그 모습에서 곰들도 우리와 대화하기 위해 한껏 애쓰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번 채혈 때에는 곰들이 겨울잠을 앞두고 집중력을 많이 잃은 모습이었습니다. 겨울잠 준비로 살도 올라, 혈관을 잡기도 더욱 어려웠습니다. 평소 가장 협조적이던 칠롱이와 미소도, 그날은 각각 꿀물 세 통을 비우고 사과를 5개나 먹어 치운 후에야 채혈을 허락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포기하는 대신, 더 오래 노력하기를 선택합니다. 활동가들에게도 참으로 지난한 과정이었지만, 만사가 귀찮고 졸렸을 곰들에게는 더더욱 그랬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끝까지 곰들에게 말을 걸어, 그날 목표로 한 곰들 모두의 채혈을 완료했습니다.
사실 곰이라는 야생동물의 손은 꽤나 크고 무섭습니다. 곰들이 손을 휙 움직이면 사람들도 덩달아 움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 거친 손 위에 사람의 손을 포갠 채로 주사기가 붉게 채워지는 것을 보고 있자면, 우리가 오늘도 서로의 말을 알아듣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노력이 또다시 성공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곰보금에서는 6개월에 한번씩 곰들의 건강 체크를 위한 채혈을 진행합니다. 지난 일요일은 L라인의 곰들의 채혈을 하느라 반나절이 금세 지나갔습니다. 마취를 한다면 좀더 수월했을 지도 모르지만, 그건 우리의 방법은 아닙니다. 이 곳에서는 평소처럼 의식이 말짱하게 깨어 있는 곰들에게 직접 주사를 놓습니다. 그것도 곰의 손 위에, 사람의 손을 얹고서 말입니다.
사육장이 열리고 복도로 나온 곰들은 걸어 다니며 몸을 풀다가, 활동가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는 준비된 나무 거치대 위에 손을 내밉니다. 자세를 잘 잡은 곰의 입에 활동가들이 분무기를 대고 꿀물을 뿌려주면, 그 사이 수의사가 곰의 손등에서 맥을 짚고 피를 뽑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면 참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곰들은 사육장 안에서 찌뿌둥했던지 도통 자리를 잡지 않고 복도를 한참 어슬렁거리는가 하면, 활동가 앞에 자리를 잡는 것 같다가도 또 주의가 산만해지곤 합니다. 피를 뽑기 좋은 자세로 거치대에 손을 올려주면 좋으련만, 손을 올리는 자세도 가지각색입니다. 기껏 내밀어준 손에서 채혈이 어렵다면 다른 손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꾸준히 곰에게 말을 건넵니다. 자세가 흐트러질 때면 꿀물을 살짝 뿌려 곰들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손을 내밀도록 유도를 해봅니다. 반대쪽 손을 내놓으면, 이 손이 아니라 저 손이라고 말해줍니다. 정말 신기한 것은, 그러면 곰들도 우리가 무슨 말을 하는지 고민을 합니다. 이 손을 내어보기도, 저 손을 내어보기도, 이 자세로 취해보기도, 저 자세를 취해보기도 하는 그 모습에서 곰들도 우리와 대화하기 위해 한껏 애쓰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번 채혈 때에는 곰들이 겨울잠을 앞두고 집중력을 많이 잃은 모습이었습니다. 겨울잠 준비로 살도 올라, 혈관을 잡기도 더욱 어려웠습니다. 평소 가장 협조적이던 칠롱이와 미소도, 그날은 각각 꿀물 세 통을 비우고 사과를 5개나 먹어 치운 후에야 채혈을 허락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포기하는 대신, 더 오래 노력하기를 선택합니다. 활동가들에게도 참으로 지난한 과정이었지만, 만사가 귀찮고 졸렸을 곰들에게는 더더욱 그랬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끝까지 곰들에게 말을 걸어, 그날 목표로 한 곰들 모두의 채혈을 완료했습니다.
사실 곰이라는 야생동물의 손은 꽤나 크고 무섭습니다. 곰들이 손을 휙 움직이면 사람들도 덩달아 움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 거친 손 위에 사람의 손을 포갠 채로 주사기가 붉게 채워지는 것을 보고 있자면, 우리가 오늘도 서로의 말을 알아듣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노력이 또다시 성공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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