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향상 활동]소요와 덕이의 곰숲 나들이


소요와 덕이를 저희는 ‘소덕이’라고 세트로 묶어 부릅니다. 구조 전 저희가 가끔 들러 먹을 것을 챙겨주곤 했는데, 그 때 휴게소에서 파는 ‘소떡소떡’이 사육장 안에 떨어져 있어서 속상해 했던 기억이 있어요. 이제는 그들이 소떡소떡 같은 걸 먹지 않아도 돼서 편안한 마음으로 소덕이라고 부릅니다. 앞으로도 소덕이라고 하면 찰떡 같이 알아들어주세요. 


소덕이도 드디어 곰숲으로 진출했습니다! 3월 28일 이사를 온 후에 두 달 동안은 의도적인 훈련 없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고요. 석 달 째부터는 방사장에 나가기 위해 리콜 훈련을 했습니다. 방사장으로 나가는 복도까지만 문을 열어놓고 종이 울리면 다시 사육장으로 들어가는 훈련입니다. 맛있는 먹거리로 유인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훈련’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곰들에게는 즐거운 간식시간입니다. 소덕이는 리콜 신호를 어렵지 않게 익히고 흙을 밟았습니다! 


아마도 처음으로 밟아봤을 흙과 풀은 무척 낯설었을 겁니다. 그래도 소덕이는 서로의 존재에 의지하며 곰숲을 천천히 탐색했습니다. 곳곳에 뿌려 놓은 먹이를 찾아 먹으면서 새로운 공간을 ‘좋은 곳’으로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조심스럽게 앞발로 물을 찍어보고는 이윽고 수영장에도 들어가 물놀이를 즐겼습니다. 물의 깊이를 가늠하고 몸이 물에 점점 잠기는 감각을 느끼며 두렵기도 했겠지만, 물 속에 앉아서는 고요한 물의 압력과 온도를 흐뭇하게 느끼는 모습은 감동적이었습니다. 


덕이는 왼쪽 뒷다리에 장애가 있어서 아담한 곰숲도 다 거닐기 힘겨워 보이기도 했습니다. 덕이의 삶에서는 그렇게 넓은 공간이 처음이기도 했을 거고요. 언덕을 오르기도 어렵고, 리콜 신호를 알아들었어도 사육장으로 들어가는 속도가 다른 곰들보다 훨씬 느렸습니다. 덕이는 덕이만의 속도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천천히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대로 좋은 일입니다. 


4년 전 소덕이를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우리가 소덕이를 곰숲에 데려다 놓을 수 있을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도 소덕이에게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요? 15년 동안 했던 나쁜 경험이 앞으로의 15년으로 보상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소덕이의 새 삶을 응원하며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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