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화천에 외부 손님들이 오시면 공통적으로 묻는 질문이 하나 있어요. “이 곰들 생김새를 다 구분하실 수 있나요?” 그럼 저는 이렇게 대답하곤 한답니다. “일단 한 곰은 분명히 알아볼 수 있어요. 우투리요!”

지금 화천에 사는 곰 열 셋 중 주영이를 제외한 모든 곰이 일본 아종의 반달가슴곰인데요. 동글동글 엇비슷하게 생긴 나머지 곰들과 달리 우투리는 굉장히 특이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어요.

목과 다리도 남달리 길쭉하지만 무엇보다 기다란 주둥이와 구부러진 콧등이 우투리의 시그니처랍니다. 개미핥기를 닮은 외모를 활동가들이 ‘비범하다’고 표현하면서, 비범한 영웅 ‘우투리’의 이름을 붙여주게 되었어요. 마치 아기장수 우투리의 작은 날개처럼, 우투리의 가슴팍 반달무늬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희미한 것도 재미있고요.

화천에서 가장 젊은 수컷 곰으로 추정되는 우투리는, 무던하고 넉살 좋은 곰이기도 해요. 구강 검사를 위해 입을 벌리면 활동가들이 간식을 넣어주는 훈련을 했는데, 그 이후로 활동가들이 지나가기만 하면 입을 쩍 벌리곤 해요. 참으로 뻔뻔하고 웃긴 그 모습을 지나칠 수 없어서, 남는 간식은 종종 우투리 차지가 된답니다.

요즘 화천 활동가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바로 우투리와 주영이의 관계인데요. 가장 마지막으로 화천에 이사 온 주영이는 사람을 많이 경계하는 편이라 한동안 활동가들의 큰 걱정거리였어요. 그런데 무던한 성격의 우투리를 만난 후 절친이 되어 어느새 즐겁게 지내는 주영이를 보면서, 그런 주영이를 받아준 우투리가 더없이 고맙게 느껴집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주영이와 즐거운 한때를 보낸 우투리의 하루는 곧이어 올라올 유튜브 영상에서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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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년에 한 번 맞는 생일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안부를 주고받고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 것처럼, 화천의 곰들에게도 일년에 한 번씩은 그런 날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오늘의 곰에게는 맛있는 간식도 선물하고 여러분께 다시 한번 소개하는 시간도 가져보려 합니다. 여러분도 이날만큼은 각 곰의 눈, 코, 입, 귀, 갈기, 발, 체형, 가슴 무늬, 꼬리와 엉덩이까지 부분 부분을 찬찬히 눈에 담아보세요. 이렇게 한 해가 지나면, 모든 곰들이 우리의 마음 속에서 조금씩 더 특별해져 있지 않을까요?

9월 2일 오늘의 곰 우투리의 날을 많이 많이 축하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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