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남은 웅담채취용 사육곰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모두 불임시술이 되어있습니다. 실제로 생식능력을 얼마나 정확히 제거했는지는 의문이 남아있지만, 공식적으로는 그렇습니다. 그래서 불법으로 번식한 경우가 아니라면 모든 사육곰은 열 살이 넘었다는 뜻입니다.
화천에서 가장 어린 곰은 2013년생 주영이와 2011년생 우투리입니다. 다른 곰들은 몇 살인지 정확한 기록이 없지만 그보다 나이가 많습니다. 사육 상태에서 곰의 수명이 30~35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가 돌보는 곰 중 노화가 뚜렷하게 보이는 곰은 스무살이 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누구에게나 나이가 들어 삶이 끝나는 일은 한 순간에 일어나지 않습니다. 웃고 뛰어다니는 일이 줄어들다가, 어느샌가 몸 어느 한 구석에 슬쩍슬쩍 통증이 느껴지고, 마지막이 다가오는 시점에는 여러 군데가 너무 아파서 견디기 힘들어집니다. 사람이나 사람의 돌봄을 받는 동물이라면 약을 먹고 수술을 받으며 통증을 최대한 늦추곤 합니다. 죽음을 막을 수는 없지만 살아있는 동안에는 덜 아프게 살려는 발버둥입니다.
유일이와 칠성이는 이미 오래 전부터 약을 먹고 있습니다. 유일이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문제는 2년 전 쯤 찾아온 공포 반응입니다. 환경의 변화가 없었지만 유일이는 더 잘 놀라고 숨으려고 하며 섭취량도 줄었습니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에는 수의사인 활동가들이 여럿이라 약물을 다양하게 조합해서 증상을 눌렀다가 다시 증상이 심해지면 약을 바꾸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지만, 완전히 낫는 것이 목표가 될 수는 없어보입니다. 노령으로 인한 인지저하의 문제가 아닐까 하고 의심하며 매 순간을 살피는 중입니다.
그에 비하면 칠성이는 비교적 최근부터 약을 먹었습니다. 기침인듯 아닌듯 잔기침으로 시작한 호흡기 증상이 조금씩 심해져서 대증치료를 했지만, 어느 순간에는 심부전과 그로 인한 폐수종을 의심할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혈압을 낮추는 심장약 등을 처방하면서 위험한 순간을 넘기고 칠성이는 그저 그런 상태로 지내고 있습니다. 밥도 덜 먹고 방사장에도 나가지 않아서 보내줄 때가 됐나 싶다가도 새로 깔아준 짚을 즐기며 잘 자는 밤을 CCTV로 보면 아직은 살아있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합니다.
늙은 동물 병구완은 하루하루 마음을 졸이고 좀처럼 끝날 기미도 보이지 않는 일입니다. 그 끝은 죽음이라는 것을 알기에 대단한 희망을 품을 일은 없습니다. ‘어느 순간이 죽기에 가장 나은 순간일까’ 하는 고민은 돌보는 사람의 몫입니다. 늙는 것도 아픈 것도 죽는 것도 피할 수 없어서, 우리는 기다릴 수 없는 끝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됩니다.






한국에 남은 웅담채취용 사육곰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모두 불임시술이 되어있습니다. 실제로 생식능력을 얼마나 정확히 제거했는지는 의문이 남아있지만, 공식적으로는 그렇습니다. 그래서 불법으로 번식한 경우가 아니라면 모든 사육곰은 열 살이 넘었다는 뜻입니다.
화천에서 가장 어린 곰은 2013년생 주영이와 2011년생 우투리입니다. 다른 곰들은 몇 살인지 정확한 기록이 없지만 그보다 나이가 많습니다. 사육 상태에서 곰의 수명이 30~35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가 돌보는 곰 중 노화가 뚜렷하게 보이는 곰은 스무살이 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누구에게나 나이가 들어 삶이 끝나는 일은 한 순간에 일어나지 않습니다. 웃고 뛰어다니는 일이 줄어들다가, 어느샌가 몸 어느 한 구석에 슬쩍슬쩍 통증이 느껴지고, 마지막이 다가오는 시점에는 여러 군데가 너무 아파서 견디기 힘들어집니다. 사람이나 사람의 돌봄을 받는 동물이라면 약을 먹고 수술을 받으며 통증을 최대한 늦추곤 합니다. 죽음을 막을 수는 없지만 살아있는 동안에는 덜 아프게 살려는 발버둥입니다.
유일이와 칠성이는 이미 오래 전부터 약을 먹고 있습니다. 유일이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문제는 2년 전 쯤 찾아온 공포 반응입니다. 환경의 변화가 없었지만 유일이는 더 잘 놀라고 숨으려고 하며 섭취량도 줄었습니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에는 수의사인 활동가들이 여럿이라 약물을 다양하게 조합해서 증상을 눌렀다가 다시 증상이 심해지면 약을 바꾸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지만, 완전히 낫는 것이 목표가 될 수는 없어보입니다. 노령으로 인한 인지저하의 문제가 아닐까 하고 의심하며 매 순간을 살피는 중입니다.
그에 비하면 칠성이는 비교적 최근부터 약을 먹었습니다. 기침인듯 아닌듯 잔기침으로 시작한 호흡기 증상이 조금씩 심해져서 대증치료를 했지만, 어느 순간에는 심부전과 그로 인한 폐수종을 의심할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혈압을 낮추는 심장약 등을 처방하면서 위험한 순간을 넘기고 칠성이는 그저 그런 상태로 지내고 있습니다. 밥도 덜 먹고 방사장에도 나가지 않아서 보내줄 때가 됐나 싶다가도 새로 깔아준 짚을 즐기며 잘 자는 밤을 CCTV로 보면 아직은 살아있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합니다.
늙은 동물 병구완은 하루하루 마음을 졸이고 좀처럼 끝날 기미도 보이지 않는 일입니다. 그 끝은 죽음이라는 것을 알기에 대단한 희망을 품을 일은 없습니다. ‘어느 순간이 죽기에 가장 나은 순간일까’ 하는 고민은 돌보는 사람의 몫입니다. 늙는 것도 아픈 것도 죽는 것도 피할 수 없어서, 우리는 기다릴 수 없는 끝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