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보금자리 프로젝트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담은 왕민철 감독님의 <단지, 우리가 잠시 머무는 곳>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 되어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영화는 화천에서 곰을 돌보는 네 명의 돌봄활동가가 곰들과 함께 나는 사계절을 보여주며 곰을 돌보는 일상과 곰을 돌보지 않을 때의 일상, 곰을 돌보기로 선택하며 포기한 것과 포기한 것에 대한 고민을 보여줍니다. 그 고민들은 활동가로서의 고민이기도 청년으로서의 고민이기도 인간으로서의 고민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제게 있어서 곰을 돌보는 일, 화천을 오가는 일, 활동가로 사는 일은 이제 제법 익숙해진 일이라 이 삶이 가지는 고민들이 무디게 느껴집니다. 스스로도 잘 못느끼는 무딘 것들을 좋은 영상, 좋은 음악으로 빚어 빛깔로 만들어낸 전문가들의 능력이 새삼 대단합니다.
일년 여 간의 촬영기간동안 왕민철 감독님은 종종 카메라를 내려놓곤 했습니다. 카메라 대신 톱을 쥐어 곰들에게 줄 나무를 베고, 드릴을 쥐어 화천 사무실에 천막을 치고, 빗자루를 쥐어 농장 한 가득 쌓인 눈을 쓸며 저희와 일상을 함께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속 찬란한 영상미,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음향과 음악, 흩어질 수도 있는 이야기를 하나로 연결 시킨 탁월한 편집 능력보다는 비가 쏟아지면 굴러다니는 비닐을 주어다가 카메라를 감싸고, 첫눈이 내리면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누군가 코피를 쏟으면 카메라를 찾게 되던 아주 사소한 기억들과 촬영을 핑계 삼아 다녔던 제주와 강릉과 청주에서의 소소한 일상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떠올라 즐거웠습니다. 영화 속 등장인물의 모습이 굉장히 친근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면 활동가들의 편안한 모습을 담느라 애쓴 감독님의 애정과 노고 덕일 것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관객상'을 수상한 것도 그 애정 덕이겠지요.
커다란 화면에 등장하는 제 얼굴과 목소리를 많이들 보러와달라고 말씀드리기 민망하지만 자신의 터전을 떠나온 이들의, 곰을 돌보는 이들의, 활동가로 사는 이들의 일과 일상을 많이들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떠오르는 이야기거리가 있다면 함께 나누며 공감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겠습니다.
가장 빠르게는 올 10월 말에 열릴 서울동물영화제에서 상영할 예정이고 내년에는 정식 개봉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양한 곳에서 만날 수 있도록 저희도 여러 기회를 만들겠습니다.
영화는 엔딩 크레딧과 함께 끝이 나지만 일상은 영화처럼 110분 만큼만 아름답다 끝날 수가 없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화천으로 돌아온 우리는 여전히 삶을 고민하며 곰을 돌봅니다. 함께해오던 사람이 없어 조금은 쓸쓸하고 사육장 곳곳으로 빗물이 들이치는 일상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잠시 머물겠다는건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 우리라는 건 누구부터 누구까지인지 아무도 모르지만 그래도 어쨌거나 우리는 계속 이곳에 곰과 함께 머물러 있습니다.
곰을 돌보는 사람은 단지, 잠시, 머물다갈 수 있지만 사람에게 돌보아지는 곰은 그럴 수 없어 슬프다는 어떤 이의 말이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곰보금자리 프로젝트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담은 왕민철 감독님의 <단지, 우리가 잠시 머무는 곳>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 되어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영화는 화천에서 곰을 돌보는 네 명의 돌봄활동가가 곰들과 함께 나는 사계절을 보여주며 곰을 돌보는 일상과 곰을 돌보지 않을 때의 일상, 곰을 돌보기로 선택하며 포기한 것과 포기한 것에 대한 고민을 보여줍니다. 그 고민들은 활동가로서의 고민이기도 청년으로서의 고민이기도 인간으로서의 고민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제게 있어서 곰을 돌보는 일, 화천을 오가는 일, 활동가로 사는 일은 이제 제법 익숙해진 일이라 이 삶이 가지는 고민들이 무디게 느껴집니다. 스스로도 잘 못느끼는 무딘 것들을 좋은 영상, 좋은 음악으로 빚어 빛깔로 만들어낸 전문가들의 능력이 새삼 대단합니다.
일년 여 간의 촬영기간동안 왕민철 감독님은 종종 카메라를 내려놓곤 했습니다. 카메라 대신 톱을 쥐어 곰들에게 줄 나무를 베고, 드릴을 쥐어 화천 사무실에 천막을 치고, 빗자루를 쥐어 농장 한 가득 쌓인 눈을 쓸며 저희와 일상을 함께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속 찬란한 영상미,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음향과 음악, 흩어질 수도 있는 이야기를 하나로 연결 시킨 탁월한 편집 능력보다는 비가 쏟아지면 굴러다니는 비닐을 주어다가 카메라를 감싸고, 첫눈이 내리면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누군가 코피를 쏟으면 카메라를 찾게 되던 아주 사소한 기억들과 촬영을 핑계 삼아 다녔던 제주와 강릉과 청주에서의 소소한 일상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떠올라 즐거웠습니다. 영화 속 등장인물의 모습이 굉장히 친근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면 활동가들의 편안한 모습을 담느라 애쓴 감독님의 애정과 노고 덕일 것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관객상'을 수상한 것도 그 애정 덕이겠지요.
커다란 화면에 등장하는 제 얼굴과 목소리를 많이들 보러와달라고 말씀드리기 민망하지만 자신의 터전을 떠나온 이들의, 곰을 돌보는 이들의, 활동가로 사는 이들의 일과 일상을 많이들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떠오르는 이야기거리가 있다면 함께 나누며 공감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겠습니다.
가장 빠르게는 올 10월 말에 열릴 서울동물영화제에서 상영할 예정이고 내년에는 정식 개봉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양한 곳에서 만날 수 있도록 저희도 여러 기회를 만들겠습니다.
영화는 엔딩 크레딧과 함께 끝이 나지만 일상은 영화처럼 110분 만큼만 아름답다 끝날 수가 없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화천으로 돌아온 우리는 여전히 삶을 고민하며 곰을 돌봅니다. 함께해오던 사람이 없어 조금은 쓸쓸하고 사육장 곳곳으로 빗물이 들이치는 일상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잠시 머물겠다는건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 우리라는 건 누구부터 누구까지인지 아무도 모르지만 그래도 어쨌거나 우리는 계속 이곳에 곰과 함께 머물러 있습니다.
곰을 돌보는 사람은 단지, 잠시, 머물다갈 수 있지만 사람에게 돌보아지는 곰은 그럴 수 없어 슬프다는 어떤 이의 말이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