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캠페인 Campaigns]<왜 어떤 곰은 먹고, 어떤 곰은 보호할까?> 참가 후기



지난 토요일, 저희는 사육곰 문제 해결을 위해 협업하고 있는 동료 단체 녹색연합이 주최하는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왜 어떤 곰은 먹고, 어떤 곰은 보호할까?>라는 제목으로, 임기웅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야생동물통제구역> 시사회와 최명애 교수의 '공존을 위한 응답의 정치' 발제, 그리고 영화 제작에 참여하신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행사를 관통하는 큰 주제는 ‘곰과 어떻게 지내야 할까’였습니다. 그 곰들은 복원 대상이 되는 곰과 사육곰입니다. (인간과 사는 곰 중에 동물원 곰은 빠졌네요) 영화는 정부 사업으로 야생에 재도입되었다가 2년 전 상주에서 죽은 곰 ‘오삼’을 추적합니다. 한국에서 53번째 태어난 곰이라 ‘KM53’이라는 일련번호가 붙어서 오삼입니다. 오삼은 중국에서 수입된 엄마 아빠 사이에서 태어났고, 생후 3년째 되던 해에 지리산에 방사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리산 권역을 벗어나 전라도, 충청도, 경상도를 떠돌기 시작했고 그래서 유명해졌습니다. 이례적으로 먼 행동권을 보여줬을 뿐 아니라, 그 넓은 행동권이 지리산에서 곰 복원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부담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삼은 수 차례 마취총으로 포획되어 지리산으로 옮겨오기를 반복하다 버스에 치어 골절수술을 받기도 하고, 결국 경북 상주에서 마취총에 맞은 채 도망가다 계곡물에 얼굴을 묻고 익사했습니다. 그의 다사다난한 일대기는 2023년 ‘반달곰친구들’ 윤주옥 활동가의 책 <오삼으로부터>에 잘 그려져 있습니다. 20년이 넘은 곰 복원 사업에서 ‘곰’은 지리산이라는 공간에 갇혀 있어야 하는 존재가 되었고, 매년 마취총으로 포획해서 발신기 배터리를 교체해야 하는 존재였습니다. 야생동물이라 부르기에는 온전한 삶의 주체가 될 수 없는 동물이 되었습니다. 행사는 지리산에 풀린 곰들이 단지 관리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행위자로 인식되어야 한다는 공감을 요구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영화에 등장하는 또 다른 곰은 웅담채취용 ‘사육곰’입니다. 여기에 동물원에 갇혀 사는 곰들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가두어 기르는 목적과 그 결과로 곰들이 경험하는 복지에 차이는 있지만, 인간의 일방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억압당하는 존재라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구경하는 것보다 잡아먹는 것이 더 나쁘다는 인식 때문에 우리 사회는 웅담채취용 곰을 없애기로 했고, 동물원의 곰은 그대로 두기로 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야생 환경에 맞추어 진화한 곰들의 몸을 가두었을 때 곰이 경험하는 일생은 대단한 차이를 갖지 않습니다. 그나마 둘 중 하나를 관두기로 결정한 것이 진일보라고 생각해야 할까요?

2026년 웅담채취용 곰 사육 금지 시행을 앞두고,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녹색연합,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동물자유연대 네 단체는 시민단체에 떠맡긴 곰 매입 비용과 이주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세상이 늘 마음처럼 움직여주지는 않지만, 오늘을 열심히 살아내고 있는 곰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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