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시설 운영 Sanctuary Ops]곰 보금자리의 동물복지 평가



이제 우리는 동물복지라는 말을 자주 쓰게 되었는데요. 무엇이 동물복지일까요? 동물이 행복한 것? 동물에게 잘해주는 것? 네, 모두 맞는 말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모두가 동의하는 정의가 아직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현대 동물복지 개념에서 중요한 것은 ‘평가’입니다. 동물의 삶의 질이 어느 정도인지 인간의 과학적 잣대로 가늠하는 것이 동물복지의 출발입니다. 객관적 기준으로 삶의 질을 평가한 후에야 우리는 동물의 삶이 좋은지, 나쁜지, 그래서 어떤 점을 개선할지를 합의할 수 있으니까요. 비록 그것이 진실인지 알 수 없더라도요.

어떤 목적으로든 동물을 돌보는 사람은 동물의 복지를 이미 평가하고 있기도 합니다. 저희 집 고양이를 볼 때도 늘 어디가 불편하지는 않은지, 기분은 괜찮은지 저도 모르게 확인하곤 하는데 이것이 모두 복지 평가이기도 하지요. 다만 그 평가가 얼마나 유효한지는 어떤 역량을 가진 사람이 어떤 관점으로 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동물복지 평가 기준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고 그 기준으로 평가를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오랫동안 동물원에서 다양한 동물을 돌본 경험이 있는 사육사들을 화천으로 모셨습니다. 동물복지평가 기준을 최대한 과학적이되 사육곰 보호시설에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고, 외부 사육사 2명과 내부 돌봄 활동가 1명이 13마리 곰의 동물복지를 평가해봤습니다. 평가표는 곰의 신체적 건강 상태와 영양, 곰들이 인간과 혹은 곰들끼리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같은 것들을 자문해보는 형식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평가의 한계를 인정하되 최대한 그들의 삶이 괜찮은지 묻는 평가입니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사육곰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고민을 하고 있지만, 우리가 돌보는 곰의 삶의 질이 어떤지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기회를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번 평가에서 드러난 이런저런 문제를 직시하고, 우리의 제한적 조건에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겠습니다. 돌보는 마음으로 끝내지 않고, 그 마음이 하는 일을 들여다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