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이 사람을 알아보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이 시대에 동물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응당 개나 고양이를 떠올리고 소위 ‘교감’이라는 것을 기대하는 낭만을 갖습니다. 가축화된 동물은 사람에게 의존해서 생존하기 때문에 인간에게 호소하는 방법을 진화적으로 체득했습니다. 사람 역시 가축이 된 종들의 신호를 알아듣도록 진화하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야생동물은 사람과 함께 살도록 태어난 동물이 아닙니다. 설령 곰들이 개인들을 구분하고 각자에 대한 다양한 감각을 가질 필요가 생겨서, 어떤 사람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더라도 야생동물이기 때문에 그 ‘알아봄’을 개나 고양이처럼 표현하지 않습니다. 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보기엔 그저 곰은 곰처럼 멀뚱히 울타리 속에 있을 뿐입니다. 곰의 감정을 파악하는 건 인간에게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농장이나 동물원에서는 ‘갑자기 덤빈다’ 같은 표현을 자주 씁니다.
그러나 매일 곰을 돌보는 돌봄활동가의 눈에는 예민하게 포착되는 곰들의 호불호가 있습니다. 낯선 사람이 나타났을 때 슬쩍 곁눈질하며 경계하는 모습도 보이고, 냄새나 움직임이 덜 위협적인 사람에게는 쉽게 다가가는 모습도 봅니다. 대체로 낯선 이들이 ‘많이’ 나타나면 일단 피하고 보는 곰들이 많습니다. 곰마다 위협을 느끼는 지점이 조금식 다 다르거든요. 그 위협은 가끔 꽤 실질적인 공포와 불안으로 커지기도 합니다.
우리가 곰을 돌볼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곰의 ‘복지’입니다. ‘삶의 질’로도 바꿀 수 있는 이 말은 곰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자극과 경험, 감정의 혼합체를 뜻합니다. 외부 방문자가 곰의 공간에 가까워질 때 인간의 안전을 위해서는 ‘인간의 언어’로 주의를 주지만, 돌봄활동가들의 눈은 곰의 반응에 맞춰져 있습니다. 낯선 이의 등장으로 곰들이 얼마나 불편해하는지를 민감하게 살핍니다. 그들의 복지에 우리가 주고 있는 영향을 계산합니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진짜 생츄어리를 짓겠다는 목표를 갖고, 아직 화천의 임시보호시설을 생츄어리라고 부르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임시’ 공간이라 할지라도 이 공간에서는 사람만큼이나 동물이 중요합니다. 동시에, 곰을 돕고 싶은 마음으로 곰과 만나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받아 안을 필요도 있습니다. 결국 그 마음이 커져야 곰에게도 더 나은 삶을 줄 수 있으니까요.
아직 저희 역량은 곰 돌봄과 대중과의 만남을 모두 다 잘 해내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누군가 곰을 보러 오고 싶다고 하면 곰 돌보는 시간을 어떻게 쪼개서 안내할지 고민부터 합니다. 그렇지만 숲 속에 덩그러니 있는 곰과 사람의 공간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생츄어리를 만드는 일은 그 줄타기인 것 같습니다.
“곰이 사람을 알아보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이 시대에 동물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응당 개나 고양이를 떠올리고 소위 ‘교감’이라는 것을 기대하는 낭만을 갖습니다. 가축화된 동물은 사람에게 의존해서 생존하기 때문에 인간에게 호소하는 방법을 진화적으로 체득했습니다. 사람 역시 가축이 된 종들의 신호를 알아듣도록 진화하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야생동물은 사람과 함께 살도록 태어난 동물이 아닙니다. 설령 곰들이 개인들을 구분하고 각자에 대한 다양한 감각을 가질 필요가 생겨서, 어떤 사람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더라도 야생동물이기 때문에 그 ‘알아봄’을 개나 고양이처럼 표현하지 않습니다. 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보기엔 그저 곰은 곰처럼 멀뚱히 울타리 속에 있을 뿐입니다. 곰의 감정을 파악하는 건 인간에게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농장이나 동물원에서는 ‘갑자기 덤빈다’ 같은 표현을 자주 씁니다.
그러나 매일 곰을 돌보는 돌봄활동가의 눈에는 예민하게 포착되는 곰들의 호불호가 있습니다. 낯선 사람이 나타났을 때 슬쩍 곁눈질하며 경계하는 모습도 보이고, 냄새나 움직임이 덜 위협적인 사람에게는 쉽게 다가가는 모습도 봅니다. 대체로 낯선 이들이 ‘많이’ 나타나면 일단 피하고 보는 곰들이 많습니다. 곰마다 위협을 느끼는 지점이 조금식 다 다르거든요. 그 위협은 가끔 꽤 실질적인 공포와 불안으로 커지기도 합니다.
우리가 곰을 돌볼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곰의 ‘복지’입니다. ‘삶의 질’로도 바꿀 수 있는 이 말은 곰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자극과 경험, 감정의 혼합체를 뜻합니다. 외부 방문자가 곰의 공간에 가까워질 때 인간의 안전을 위해서는 ‘인간의 언어’로 주의를 주지만, 돌봄활동가들의 눈은 곰의 반응에 맞춰져 있습니다. 낯선 이의 등장으로 곰들이 얼마나 불편해하는지를 민감하게 살핍니다. 그들의 복지에 우리가 주고 있는 영향을 계산합니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진짜 생츄어리를 짓겠다는 목표를 갖고, 아직 화천의 임시보호시설을 생츄어리라고 부르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임시’ 공간이라 할지라도 이 공간에서는 사람만큼이나 동물이 중요합니다. 동시에, 곰을 돕고 싶은 마음으로 곰과 만나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받아 안을 필요도 있습니다. 결국 그 마음이 커져야 곰에게도 더 나은 삶을 줄 수 있으니까요.
아직 저희 역량은 곰 돌봄과 대중과의 만남을 모두 다 잘 해내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누군가 곰을 보러 오고 싶다고 하면 곰 돌보는 시간을 어떻게 쪼개서 안내할지 고민부터 합니다. 그렇지만 숲 속에 덩그러니 있는 곰과 사람의 공간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생츄어리를 만드는 일은 그 줄타기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