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및 캠페인]곰보금자리 워크숍 후기


서울 모처에서 곰보금자리프로젝트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조직을 운영한다는 것은 내내 크고 작은 고민과 결정을 짊어져야 하는 일이고, 그 복잡한 과정에 서로 다른 사람들이 얽히는 일입니다. 같은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힘이 나기도 하고, 때로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어서 답답해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함께 할 수 없다면 우리는 개인의 실천으로만 자족하고 사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 일은 서로의 마음을 온전히 지키는 방법을 짜내야 하는 일입니다.

사람도 걱정이지만 곰은 더 걱정입니다. 야생생물법 개정 등으로 사육곰 문제는 마치 해결된 것 같지만, 곰들은 여전히 농장에 그대로 남겨져 있습니다. 280마리 중 어떤 곰을 보호시설로 옮길지, 누가 그 곰을 살지, 보호시설에 들어가지 못하는 곰은 어떻게 할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몇 마리라도 더 살릴 수 있을까 싶어 자그마한 생츄어리라도 지어보려 하지만, 여전히 우리가 모은 돈은 턱도 없는 수준입니다. 이해하지 못하는 이에게는 ‘구걸’처럼 보일 후원 제안을 낯두껍게 되풀이하지만 통장의 잔고는 좀처럼 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화천의 농장을 개조한 임시보호시설에 이대로 남을 수도 없습니다. 열악한 시설에서 활동가들의 숨은 턱에 차오르고 곰들은 마음처럼 행복해지지만은 않습니다.

그렇게 희미하고 답답한 이야기를 워크숍에서 열띠게 나누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눌 시간은 늘 짧기 그지없습니다. 처음부터 ‘되는 일’이라서 시작한 일은 아닙니다. 될지 안 될지는 해봐야 아는 것이고, 사육곰 산업을 끝낸다는 명분이 충분해서 하는 일입니다. 이 모든 과정은 우리에게 남을 것이고, 철창에 갇힌 곰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함께 모여 마음을 다잡는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