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기후에너지환경부(이하 기후부)가 지금이라도 버려져 있던 곰 199마리에 대해 책임감을 보여서 다행입니다. 그러나 곰 사육 종식 이행 방안을 발표하기에 법 시행 이틀 전이라는 시점은 너무 늦습니다. 발표한 방안이 과연 사육곰 산업 종식의 책임 있는 이행이라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수긍하기 어렵습니다. 곰의 목숨만 붙여두겠다는 것이 종식 계획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1. 곰들은 아직도 농장에 남아 있습니다
정부가 계획한 구례와 서천의 공영 보호시설은 각각 2023년과 2025년에 완공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러나 구례에는 2025년 하반기가 되어서야 시민단체가 매입한 곰 21마리가 들어갈 수 있었고, 서천 시설은 수해를 입어 공사가 중단되었습니다. 오늘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2027년 완공하겠다고 합니다.
기후부에 따르면, 앞으로 약 50마리는 최소 1년, 70마리는 2년, 또 다른 50마리는 3년 이상을 농장에서 지내야 합니다. 앞으로 시설을 지어 이들을 차례로 수용하겠다고 합니다. 이는 모든 곰을 살리기 위한 계획이라기보다는, 결과적으로 곰들을 기약 없이 농장에 머물게 하는 계획에 가깝습니다. 더구나 과거의 이행 과정을 돌아볼 때, 이러한 일정이 계획대로 지켜질 것이라는 신뢰를 갖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동안 곰들은 지옥 같은 시간을 기약 없이 보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단지 목숨을 유지한다는 이유만으로 곰을 농장에 남겨두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그리고 이와 같은 상황에 이르게 한 국가의 책임은 어떻게 설명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합니다.
2. 시설이 없어서 구조하지 못하고, 구조하지 못해 농장을 지원하는 모순
사육곰 산업은 2026년 1월 1일부로 법적으로 종료됩니다. 농장에 곰이 있는 상황은 불법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정부의 설명은, 곰을 옮길 시설이 부족하여 즉각적인 구조가 어렵고, 그 결과 곰을 농장에서 ‘임시보호’하기 위해 농장주에게 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사육곰 산업을 종식시키겠다고 선언한 국가가, 그 산업의 공간과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모순적인 상황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농장으로부터 구조되어야 할 곰을, 역으로 농장에 ‘보호’해달라고 요청하는 현재의 방식은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입니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2021년부터 곰을 구조하고 지금 13마리를 돌보고 있지만, 그간 정부는 우리를 사육곰 농가와 똑같이 취급하며, 농가에 지급하는 곰 먹이비(50만원/마리/년)만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번 계획에 민간 생츄어리를 지원하겠다는 언급조차 없습니다. 정부가 해야할 일은 곰들을 잘 살게 할 수 있는 방법에 돈을 쓰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렵게 구해놓은 보호시설 부지들을 지금껏 활용하지 않다가 농가에 곰을 ‘보호’해달라는 기후부는 분명히 반성해야 합니다.
3. ‘보호’이라는 이름 아래 또 다른 열악한 시설이 만들어질 우려
기후부는 2026년 하반기까지 민간 보호시설 조성을 위해 약 14억 원을 투입해 총 50마리 규모의 시설을 마련하겠다는 구상도 하고 있습니다. 이 예산은 한 민간 동물원과 곰보금자리프로젝트에 나누어 지원할 계획이라고 우리에게 밝혔습니다.
예산 편성 초기, 정부는 해당 예산을 전액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등 시민단체에 지원하여 곰의 복지를 충분히 고려한 시설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에 저희는 한정된 예산 안에서라도 곰이 곰답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20~40마리 내외를 수용하는 계획을 제시했고, 예산을 증액하기 위해 기후부와 함께 국회를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나 달라진 정부의 계획은 그저 더 빠르게, 더 많은 개체를 수용하는 데에만 급급해 보입니다. 그 결과 곰을 적절히 돌볼 수 있는 시설인지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단지 빠르고 많은 수용이 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민간 동물원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곰을 살린다’는 명분 아래, 곰이 살아가게 될 환경과 삶의 질에 대한 고려가 사실상 배제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구례 시설이 약 100억 원으로 50마리를, 서천 시설이 약 260억 원으로 70마리를 수용하는 계획이었음을 고려할 때, 14억 원으로 50마리를 수용하라는 구상은 결국 또 다른 열악한 사육 시설을 양산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또 하나의 사육곰 농장을 만들어 곰을 옮기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너무나 늦었지만 이제라도 시설을 조성하겠다면, 또 하나의 이 아니라 곰의 생태적 특성과 복지를 충분히 고려한 보호시설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정부가 제시한 예산과 수용 규모로는 그러한 조건을 충족할 수 없습니다.
4.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기준입니다
사육곰 산업의 제도적 종식까지 단 이틀이 남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사회에 분명한 변화를 보여드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안타깝고 조급한 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야생동물 복지 향상”을 말합니다. 그러나 동물복지 개념은 지옥에 살려두는 것이 아니라 살만한 삶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현재 저희는 민간 보호시설 조성을 위해 책정된 예산이 곰을 위한 공간으로 제대로 사용될 수 있도록 기후부와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곰을 살린다는 말이 단순한 수명 연장이 아니라, 존엄한 삶을 회복하게 하는 책임이 되기를 바랍니다. 지지자들께서 이 뜻에 함께해 주시기를, 그리고 오늘 발표된 계획이 지금보다 신중하게 재검토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오늘 아침 기후에너지환경부(이하 기후부)가 지금이라도 버려져 있던 곰 199마리에 대해 책임감을 보여서 다행입니다. 그러나 곰 사육 종식 이행 방안을 발표하기에 법 시행 이틀 전이라는 시점은 너무 늦습니다. 발표한 방안이 과연 사육곰 산업 종식의 책임 있는 이행이라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수긍하기 어렵습니다. 곰의 목숨만 붙여두겠다는 것이 종식 계획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1. 곰들은 아직도 농장에 남아 있습니다
정부가 계획한 구례와 서천의 공영 보호시설은 각각 2023년과 2025년에 완공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러나 구례에는 2025년 하반기가 되어서야 시민단체가 매입한 곰 21마리가 들어갈 수 있었고, 서천 시설은 수해를 입어 공사가 중단되었습니다. 오늘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2027년 완공하겠다고 합니다.
기후부에 따르면, 앞으로 약 50마리는 최소 1년, 70마리는 2년, 또 다른 50마리는 3년 이상을 농장에서 지내야 합니다. 앞으로 시설을 지어 이들을 차례로 수용하겠다고 합니다. 이는 모든 곰을 살리기 위한 계획이라기보다는, 결과적으로 곰들을 기약 없이 농장에 머물게 하는 계획에 가깝습니다. 더구나 과거의 이행 과정을 돌아볼 때, 이러한 일정이 계획대로 지켜질 것이라는 신뢰를 갖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동안 곰들은 지옥 같은 시간을 기약 없이 보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단지 목숨을 유지한다는 이유만으로 곰을 농장에 남겨두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그리고 이와 같은 상황에 이르게 한 국가의 책임은 어떻게 설명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합니다.
2. 시설이 없어서 구조하지 못하고, 구조하지 못해 농장을 지원하는 모순
사육곰 산업은 2026년 1월 1일부로 법적으로 종료됩니다. 농장에 곰이 있는 상황은 불법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정부의 설명은, 곰을 옮길 시설이 부족하여 즉각적인 구조가 어렵고, 그 결과 곰을 농장에서 ‘임시보호’하기 위해 농장주에게 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사육곰 산업을 종식시키겠다고 선언한 국가가, 그 산업의 공간과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모순적인 상황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농장으로부터 구조되어야 할 곰을, 역으로 농장에 ‘보호’해달라고 요청하는 현재의 방식은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입니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2021년부터 곰을 구조하고 지금 13마리를 돌보고 있지만, 그간 정부는 우리를 사육곰 농가와 똑같이 취급하며, 농가에 지급하는 곰 먹이비(50만원/마리/년)만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번 계획에 민간 생츄어리를 지원하겠다는 언급조차 없습니다. 정부가 해야할 일은 곰들을 잘 살게 할 수 있는 방법에 돈을 쓰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렵게 구해놓은 보호시설 부지들을 지금껏 활용하지 않다가 농가에 곰을 ‘보호’해달라는 기후부는 분명히 반성해야 합니다.
3. ‘보호’이라는 이름 아래 또 다른 열악한 시설이 만들어질 우려
기후부는 2026년 하반기까지 민간 보호시설 조성을 위해 약 14억 원을 투입해 총 50마리 규모의 시설을 마련하겠다는 구상도 하고 있습니다. 이 예산은 한 민간 동물원과 곰보금자리프로젝트에 나누어 지원할 계획이라고 우리에게 밝혔습니다.
예산 편성 초기, 정부는 해당 예산을 전액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등 시민단체에 지원하여 곰의 복지를 충분히 고려한 시설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에 저희는 한정된 예산 안에서라도 곰이 곰답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20~40마리 내외를 수용하는 계획을 제시했고, 예산을 증액하기 위해 기후부와 함께 국회를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나 달라진 정부의 계획은 그저 더 빠르게, 더 많은 개체를 수용하는 데에만 급급해 보입니다. 그 결과 곰을 적절히 돌볼 수 있는 시설인지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단지 빠르고 많은 수용이 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민간 동물원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곰을 살린다’는 명분 아래, 곰이 살아가게 될 환경과 삶의 질에 대한 고려가 사실상 배제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구례 시설이 약 100억 원으로 50마리를, 서천 시설이 약 260억 원으로 70마리를 수용하는 계획이었음을 고려할 때, 14억 원으로 50마리를 수용하라는 구상은 결국 또 다른 열악한 사육 시설을 양산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또 하나의 사육곰 농장을 만들어 곰을 옮기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너무나 늦었지만 이제라도 시설을 조성하겠다면, 또 하나의 이 아니라 곰의 생태적 특성과 복지를 충분히 고려한 보호시설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정부가 제시한 예산과 수용 규모로는 그러한 조건을 충족할 수 없습니다.
4.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기준입니다
사육곰 산업의 제도적 종식까지 단 이틀이 남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사회에 분명한 변화를 보여드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안타깝고 조급한 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야생동물 복지 향상”을 말합니다. 그러나 동물복지 개념은 지옥에 살려두는 것이 아니라 살만한 삶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현재 저희는 민간 보호시설 조성을 위해 책정된 예산이 곰을 위한 공간으로 제대로 사용될 수 있도록 기후부와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곰을 살린다는 말이 단순한 수명 연장이 아니라, 존엄한 삶을 회복하게 하는 책임이 되기를 바랍니다. 지지자들께서 이 뜻에 함께해 주시기를, 그리고 오늘 발표된 계획이 지금보다 신중하게 재검토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