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8. 03 SDG 뉴스

철창 속에서 '곰'이 아닌 '웅담'이 된 반달가슴곰
SBS 뉴스에서 반달가슴곰에 자행 된 영상은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줬다. 마취 총을 쏴 곰을 쓰러뜨린 후 쓸개 위치를 찾아 몸에 링거를 연결하고 담즙을 빼내는데 이런 일련의 작업을 모두 곰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진행했다. 사육 곰들은 평생 담즙 채취용으로만 쓰이다 생을 마감했다. ‘탐욕이 만들어 낸 비극’이라는 제목은 너무 점잖았다. 인간은 너무 잔인했다.
살아 있는 동안 몸에서 웅담의 원료를 얻거나 죽인 뒤 신체 일부를 상품으로 거래하는 곰 사육을 ‘산업’이라고 정당화하는 일은 절대 해서는 안 될 잔혹한 유산이었다. 기가 막힌 일은 이러한 행위가 불법적인 밀렵이 아니라 국가가 허용한 합법 산업으로 유지됐다는 사실이다.
국가가 허용한 ‘멸종위기종을 멸종시킨’ 산업
국제적 멸종위기종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오히려 외국의 곰을 들여와 철창에 가두고 웅담 산업에 이용하도록 사육을 제도화하고, 살아 있는 생명을 경제적 자원으로 취급해 담즙 채취를 용인해 왔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들여온 사육 곰은 멸종위기종이 아니라며 국내 서식종과는 다른 아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아종(subspecies)은 단지 지리적으로 격리돼 있는 동일한 종을 말하며 유전적 차이가 크지 않다. 날개가 완전 퇴화된 곤충처럼 각 개체의 이동 속도가 느려 퍼지기 어렵거나 특정 군집이 완전 고립돼 다른 종으로 분화될 가능성이 있는 종에만 주로 사용하는데 일본 곰을 굳이 아종이라며 수입해서 산업을 만들 명분은 무엇이었을까? 2012년 정부의 ‘사육 곰 실태조사 및 관리방안 연구’에서 진행한 유전자 전수조사에서 일부 사육 곰은 우수리반달곰과 높은 일치율을 보였다. 즉 언제든 짝짓기가 가능한 같은 종이라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아종은 마치 다른 종류인 것처럼 설명했지만 이들도 모두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아시아흑곰’(반달가슴곰)이었다. ‘아종’은 궁색하기 짝이 없는 변명이다.
밀렵과 불법 거래를 엄격하게 차단해야 했지만, 현장의 곰들은 사실상 보호받지 못했다. 오히려 사육 곰을 산업화하면서 지리산에, 설악산에 살고 있던 곰을 잡아도 제대로 된 제재를 하지 않거나 단속을 피해 거래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 준 꼴이었다. 자연스레 멸종위기종을 멸종의 길로 재촉했을 것이다. 1983년 한반도의 마지막 곰이 밀렵꾼에게 포획돼 사라졌다.
환경부가 하지 않으니 시민단체가 나섰다
지난달 7월 26일 일요일, 화천의 곰 보호시설을 찾았다. 환경부보다 먼저 움직인,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등 동물단체가 2021년 6월 사육 곰 농장을 인수해 새로 지은, 국내 첫 보호시설이다.
깊은 산속. 숲 속이지만 뜨거운 열기는 막지 못한다. 현장을 지키는 최태규 대표와 두 명의 연구원, 다섯 명의 활동가들은 곰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하나같이 검은색 옷을 입고 있었다. 검은 옷은 금세 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누구도 힘든 기색을 내비치지 않았다. 그들은 묵묵히 먹이를 준비하고, 시설을 정비하고, 곰 한 마리 한 마리의 이름을 불러가며 건강 상태를 살폈다. 눈빛과 걸음걸이, 식욕과 작은 몸짓 하나까지 놓치지 않는 모습에서는 단순히 맡은 일을 수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한 생명의 삶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깊은 사명감과 애정이 느껴졌다.
곰들이 오늘 하루만이라도 무사히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 하나로 자신의 땀과 시간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사람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존경이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들이 감당하고 있는 무게를 생각할수록 고마움과 함께 미안한 마음이 밀려왔다. 환경부 공무원들이 무관심으로 일관하면서 얼마나 일을 망쳤는지, 그리고 환경부가 내 팽개친 허술한 관리로 비참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육 곰 보호를 위해 온 몸으로 투쟁하는 시민들의 처절한 사투를 계속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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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08. 03 SDG 뉴스
철창 속에서 '곰'이 아닌 '웅담'이 된 반달가슴곰
SBS 뉴스에서 반달가슴곰에 자행 된 영상은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줬다. 마취 총을 쏴 곰을 쓰러뜨린 후 쓸개 위치를 찾아 몸에 링거를 연결하고 담즙을 빼내는데 이런 일련의 작업을 모두 곰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진행했다. 사육 곰들은 평생 담즙 채취용으로만 쓰이다 생을 마감했다. ‘탐욕이 만들어 낸 비극’이라는 제목은 너무 점잖았다. 인간은 너무 잔인했다.
살아 있는 동안 몸에서 웅담의 원료를 얻거나 죽인 뒤 신체 일부를 상품으로 거래하는 곰 사육을 ‘산업’이라고 정당화하는 일은 절대 해서는 안 될 잔혹한 유산이었다. 기가 막힌 일은 이러한 행위가 불법적인 밀렵이 아니라 국가가 허용한 합법 산업으로 유지됐다는 사실이다.
국가가 허용한 ‘멸종위기종을 멸종시킨’ 산업
국제적 멸종위기종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오히려 외국의 곰을 들여와 철창에 가두고 웅담 산업에 이용하도록 사육을 제도화하고, 살아 있는 생명을 경제적 자원으로 취급해 담즙 채취를 용인해 왔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들여온 사육 곰은 멸종위기종이 아니라며 국내 서식종과는 다른 아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아종(subspecies)은 단지 지리적으로 격리돼 있는 동일한 종을 말하며 유전적 차이가 크지 않다. 날개가 완전 퇴화된 곤충처럼 각 개체의 이동 속도가 느려 퍼지기 어렵거나 특정 군집이 완전 고립돼 다른 종으로 분화될 가능성이 있는 종에만 주로 사용하는데 일본 곰을 굳이 아종이라며 수입해서 산업을 만들 명분은 무엇이었을까? 2012년 정부의 ‘사육 곰 실태조사 및 관리방안 연구’에서 진행한 유전자 전수조사에서 일부 사육 곰은 우수리반달곰과 높은 일치율을 보였다. 즉 언제든 짝짓기가 가능한 같은 종이라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아종은 마치 다른 종류인 것처럼 설명했지만 이들도 모두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아시아흑곰’(반달가슴곰)이었다. ‘아종’은 궁색하기 짝이 없는 변명이다.
밀렵과 불법 거래를 엄격하게 차단해야 했지만, 현장의 곰들은 사실상 보호받지 못했다. 오히려 사육 곰을 산업화하면서 지리산에, 설악산에 살고 있던 곰을 잡아도 제대로 된 제재를 하지 않거나 단속을 피해 거래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 준 꼴이었다. 자연스레 멸종위기종을 멸종의 길로 재촉했을 것이다. 1983년 한반도의 마지막 곰이 밀렵꾼에게 포획돼 사라졌다.
환경부가 하지 않으니 시민단체가 나섰다
지난달 7월 26일 일요일, 화천의 곰 보호시설을 찾았다. 환경부보다 먼저 움직인,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등 동물단체가 2021년 6월 사육 곰 농장을 인수해 새로 지은, 국내 첫 보호시설이다.
깊은 산속. 숲 속이지만 뜨거운 열기는 막지 못한다. 현장을 지키는 최태규 대표와 두 명의 연구원, 다섯 명의 활동가들은 곰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하나같이 검은색 옷을 입고 있었다. 검은 옷은 금세 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누구도 힘든 기색을 내비치지 않았다. 그들은 묵묵히 먹이를 준비하고, 시설을 정비하고, 곰 한 마리 한 마리의 이름을 불러가며 건강 상태를 살폈다. 눈빛과 걸음걸이, 식욕과 작은 몸짓 하나까지 놓치지 않는 모습에서는 단순히 맡은 일을 수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한 생명의 삶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깊은 사명감과 애정이 느껴졌다.
곰들이 오늘 하루만이라도 무사히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 하나로 자신의 땀과 시간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사람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존경이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들이 감당하고 있는 무게를 생각할수록 고마움과 함께 미안한 마음이 밀려왔다. 환경부 공무원들이 무관심으로 일관하면서 얼마나 일을 망쳤는지, 그리고 환경부가 내 팽개친 허술한 관리로 비참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육 곰 보호를 위해 온 몸으로 투쟁하는 시민들의 처절한 사투를 계속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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