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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만에 끝나는 ‘곰 사육’…219마리 아직 갈 곳 없다

2026. 06. 29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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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1월1일 ‘곰 사육 전면 금지’를 발표하며 “6개월 내 곰들이 모두 매입되도록 시민단체와 농가 간 협상을 지도·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이날 박씨 농장에는 여전히 19마리의 곰이 남았다. 그의 농장까지 전국 9곳 농가에 남겨진 곰은 219마리(웅담 채취용 189마리, 전시·관람용 30마리). 한때 1600마리에서 확연히 줄었지만 적지 않은 수의 곰들이 여전히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04년부터 지리산국립공원 일대에 복원해온 반달가슴곰(100마리로 추정)의 두배가 넘는다. 




곰들은 어디에서 왔고, 왜 아직 철창에 갇혀 있을까. 사육곰 구조 단체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등의 보고서를 보면, 국내 곰 산업은 1981년 본격화됐다. 곰들은 주로 일본·동남아시아에서 들어왔다. 당시 야생동물을 관리하던 산림청은 ‘조수 수출입허가 사무취급규칙’을 제정해 “농가수익 증대” 목적으로 곰을 수입·사육·재수출할 수 있게 했다. 


2022년 1월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방정부(전남 구례군, 충남 서천군), 사육곰 농가, 동물보호단체와 ‘곰 사육 종식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당시 협약에는 정부·지자체가 보호시설 설치·운영과 지원을, 농가는 보호시설 이송 전까지 곰 관리를, 시민단체는 후원·모금으로 곰을 보호시설로 이송하는데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시민단체는 사육곰 농가로부터 곰들을 매입해 정부 보호시설로 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


원주 사육곰 농가 박씨는 정부가 ‘보상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했다. “시민단체가 수익을 내는 사기업도 아니고, 시민들 후원금 모아서 곰을 매입하는 거잖아. 사기꾼은 너희(정부)인데 왜 시민단체에 책임을 떠넘기느냔 말이야.” 시민단체를 대상으로 ‘합당한 가격’을 요구하기란 곤란하다는 것이다. 박씨는 “정부가 곰 매입에 예산을 쓸 수 없다면 (농장 폐업으로 생기는 비용인) 시설철거비·복구비라도 보상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사육곰 산업에 대한 여론이 악화한 2000년대부터 시민단체·사육곰 농가가 지속해서 요구해 온 것이기도 하다.

지난 45년 인간들이 ‘사육곰 산업’을 두고 옥신각신하는 사이 곰들은 낡은 철창에서 죽어갔다. 외화벌이,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재산이었다가 정작 수출이 막히자 애물단지가 됐다. 정부의 무관심과 외면 속에 이들은 평생을 좁은 우리에 갇혀 살다 제대로 된 도살법 없이 목매달리거나 근육이완제를 투여받으며 고통사했다. 생태정의 연구자 황준서 성공회대 사회융합학부 조교수(사회학전공)는 “우리 사회 인식·행동 변화 속에 관련 법 제도가 조금씩 바뀌고 ‘사육곰 금지’도 이뤄냈지만, 동물과 생명을 대하는 국가의 근본적 태도가 바뀌었는지는 여전히 회의적”이라 했다.


반달가슴곰은 이미 1979년부터 ‘국제적 멸종위기종’이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6월 현재까지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며 뜬장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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