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동물원 행동풍부화 (초식동물 건초통)


이번 '마이동풍' 활동에서 제작한 초식동물 건초통은 야생의 초식동물들이 깨어있는 시간 동안은 언제나 먹이에 접근이 가능한 삶을 사는 데에 반해, 사육 상태에서는 정해진 때에 먹이를 제공받음으로써 특정 시간대에만 집중된 먹이활동을 하게 된다는 한계점을 개선해 주고자 고안되었습니다.  

하루분의 정량과 관계없이 건초통을 상시로 채워놓되, 야생에서는 먹이를 얻는 데 시간과 노력이 드는 만큼 동물들이 먹이를 너무 쉽게 얻지 못하게끔 입만 드나들 수 있을 정도의 작은 구멍들과 적당히 촘촘한 그물망을 통해서만 먹이를 뽑아 먹을 수 있게 만들었으며, 먹이통이 공중에 매달려 있으면서 발생하는 반동 역시 먹이활동이 지나치게 단순해지는 것을 방지합니다.  

건초를 뽑아 먹도록 하면 야생에서 풀이나 잎을 뜯을 때와 유사한 움직임을 유도할 수 있으며, 이는 바닥에서 건초를 주워 먹도록 하거나 단순한 구유 형태의 먹이통에 부어진 건초를 먹는 기존의 방법에 비해 더 많은 운동과 시간을 발생시킴으로써 사육되는 동물들의 단조로운 삶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습니다. 또한 초식동물의 타고난 특성대로 스스로 원할 때 원하는 만큼 풀(건초)을 먹을 수 있도록 하여 많은 부분이 타율로 결정되는 사육 상태의 삶에 동물 스스로의 선택권을 더해 주는 복지적 의미도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작업 시 중점적으로 고려할 부분은 동물의 크기(주둥이의 크기, 키 등), 사회구조(먹이에 대한 접근권이 서열에 따라 차등이 있는가 등), 행동특성(공중의 먹이에 접근할 수 있는가, 그물을 갉아 망가뜨릴 수 있는가 등), 개체별 이력(고안물을 무서워하진 않는가, 식탐이 강한가 등), 한 우리의 개체 수 등을 종합하여 젓갈통의 크기를 정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제작 전부터 반드시 각 동물들을 직접 돌보는 사육사, 수의사 등 전문 관리자들의 자문을 구해야 합니다. 또한 건초가 너무 쉽게 빠져나오지 않도록 구멍의 크기, 위치, 개수를 조절하고 그물코의 넓이와 결속방법을 정하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작업 간 주의사항은 젓갈통의 절삭면이 예리하게 남아 동물을 다치게 하지 않도록 이를 잘 다듬어주어야 하며, 통을 자르고 다듬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위험한 공구들에 사람 역시 다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