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곰]어제 또 곰이 철창 밖으로 나왔습니다


어제 또 곰이 철창 밖으로 나왔습니다. 잠깐의 자유를 누렸다는 생각은 오직 인간의 관점입니다. 자물쇠로 잠겨있던 문을 누군가 열었고, 문이 열려있어서 나간 것 뿐입니다. 어린 곰 두 마리는 흙을 밟는 것이 두려워서 철창 지붕 위로 올라갔고, 나이를 먹은 곰 세 마리는 두근대는 심장 박동을 느끼며 주변을 살폈을 것입니다. 두렵고 궁금했을 것입니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 활동가가 다급하게 현장을 찾았을 때에는 어린 곰 두 마리가 먹이를 먹으려고 제 발로 다시 철창에 들어가서 배불리 먹고 매서운 바람을 덜어보려 서로의 체온을 빌려 잠을 청하고 있었습니다. 한 마리는 서쪽 산기슭에서 사냥개와 싸우다 엽사에게 달려들었고 총알 두 방을 맞고 나서야 영원히 잠들었다고 합니다. 남은 두 마리는 농장 동쪽의 산줄기를 따라 계속 쫓기고 있었습니다.


이 곰들은 환경청의 위탁을 받아 엽사 단체인 야생생물관리협회에서 매일 밥과 물을 챙겨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농장의 구조상 누구나 곰에게 접근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곰을 가여워하는 사람들이 드나드는 정황이 있었습니다. 농장주가 구속된 직후 환경부에 곰과 사람이 다칠 수 있다고 사고 위험성을 알리고 통제를 조언했지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누가 다쳐도 이상할 것 없는 상황에서 결국 곰 하나가 죽었습니다. 예상컨대 남은 두 마리도 덫을 쓰지 않으면 생포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 곰들은 야생에서 생존할 수 없습니다. 야생에 푼다는 생각이었겠지만 곰을 공포와 죽음으로 몰고간 사람이 있습니다.


곰의 소유권은 여전히 구속된 농장주에게 있습니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와 연대하는 단체들은 소유권을 넘겨받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생츄어리가 만들어질 때까지 95마리 곰을 임시보호할 시설을 찾아서 전국을 돌아다니는 중입니다. 그리고 생츄어리를 빨리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동물을 대하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환경부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임해주세요. 저희도 곰들이 잘 살 수 있는 곳을 마련하고 사육곰 산업을 종식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먼 곳에서 애만 태우는 분들도 응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