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츄어리]베트남 생츄어리 견학기 2. 운영편

베트남 생츄어리 견학기 2. 운영편


베트남의 생츄어리 세 군데를 다녀온 후기를 1. 돌봄편과 2. 운영편으로 나누어 적습니다. 운영편은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와 함께 사육곰 생츄어리 건립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동물권행동 카라에서 앞으로 지어질 생츄어리를 꿈꾸며 전합니다.


카라와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는 지난 2월 말 Animals Asia, Four Paws, Free the Bears 세 단체의 생츄어리를 방문했습니다. 앞선 돌봄편에서 말한 바와 같이 세 곳의 생츄어리는 조금씩 그 형태와 방식이 달랐지만 그 곰들은 우리나라의 사육곰과 달리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저희가 보고 온 생츄어리는 구조된 곰들이 곰답게 지내고, 인간은 곰들의 복지를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저희가 만들고 싶은 생츄어리의 모습이었습니다.


세 곳의 생츄어리는 모두 베트남 정부에서 부지를 임대한 땅에 설립되었습니다. 베트남 역시 과거에는 우리나라처럼 쓸개즙 채취를 위한 사육곰 산업이 성행했습니다. 하지만 종식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동물보호단체들의 노력으로 지금의 대안을 만들었습니다. 세 곳 모두 돌보고 있는 곰들의 복지 외에도 생츄어리의 사회적 역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애니멀스아시아(Animals Asia)는 200마리가 넘는 곰을 구조해서 돌보는 대규모 시설이었습니다. 생츄어리 내 병원에서 인턴쉽을 통해 직접 곰 진료가 가능한 현지인 수의사를 양성하고 있었습니다. 수의사뿐 아니라 베트남 정부와 논의하여 전원이 베트남 현지인으로 구성된 두 번째 생츄어리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곰의 생태와 사육곰 산업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역 학교와 연계하여 진행하고 있기도 했습니다. 교육의 일환으로 죽은 곰들의 묘지에 쓸개즙을 대체할 수 있는 약재 식물을 심은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곰들이 먹는 채소, 과일 등의 농작물은 모두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들을 거래하고 있어 지역 사회와의 공존을 중시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포포즈(Four Paws)는 다른 두 단체처럼 국립공원에 속해 있지 않은 민간시설임에도 정부로부터 부지를 임대 받은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포포즈는 넓은 생츄어리를 내려다보며 관찰할 수 있는 ‘스카이 워크’를 통해 단순히 구조된 곰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생태 교육과 사회적 인식 증진 목적의 가이드 투어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프리더베어스(Free the Bears)는 학생들과의 교류와 교육 프로그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이었습니다. 국제학교의 학생들이 생츄어리를 견학하고 돌아간 뒤 자발적 후원으로 이어져 지은 방사장도 있었습니다. 지역 사회의 일반교육기관과도 꾸준히 연계하여 학생들이 곰과 숲의 보전 가치를 이해하고, 야생동물을 약재로 소비하는 일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세 개의 생츄어리는 직접 곰을 구조하고 돌보면서, 다양한 캠페인으로 사육곰 문제를 알리고 있었습니다. 지역 사회와의 조화를 이루면서 교육 프로그램의 운영을 통해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화천에서 열두 마리의 사육곰을 돌보고 있는 곰보금자리프로젝트와 동물권행동카라 역시 이런 생츄어리를 꿈꾸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지지가 모여 화천곰들의 세상을 4평짜리 사육장에서 곰숲으로 넓혀냈습니다. 이제는 생츄어리 건립과 한국 사육곰 산업의 종식을 위해 더욱 힘을 모을 때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사육곰들이 한 마리도 빠짐없이 곰다운 삶을 살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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