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일반]야생동물을 기르면 안되는 이유


야생동물을 설명하자면 야생동물에 속하지 않는 동물을 먼저 이야기하고, 그 나머지를 야생동물이라 생각하는 것이 쉬울 것 같습니다. 야생동물의 종류가 워낙 다양하니까요.

야생동물의 반댓말은 가축이고, 가축이란 인간에게 길들여진 모든 동물을 일컫습니다. 하지만 이 동물들이 처음부터 가축이었던 건 아닙니다. 사람과 동물의 필요가 서로 맞아떨어지면서 함께 살기를 선택했고, 그에 따라 유전적으로 적응하게 된 거지요.

가장 먼저 가축화된 동물은 개입니다. 개의 조상은 늑대였지만, 어떤 늑대는 인간이 사는 곳에서 그들의 음식을 함께 먹는 것이 사는 데 유리했습니다. 인간에게도 늑대를 개로 가축화하는 것이 더 유리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했던 것입니다. 늑대는 그렇게 길들여졌습니다. 그 이후로 양, 염소, 소, 돼지, 말, 닭 등이 차례로 가축화되었습니다. 가축이란 결국, 사람의 돌봄이 없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동물입니다.

야생동물은 그 외의 모든 동물입니다. 지구 위 모든 공간이 인간으로 뒤덮인 지금도 인간의 간섭을 두려워 하고 인간의 출현을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동물입니다. 그래서 인간으로서는 관심과 염려로 내미는 손길이어도 이들에게는 생명의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식용이나 볼거리로 사용하기 위해 잡아가두는 일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단순히 생존한다고 살아 있는 것이 아니고 번식이 가능하다고 살 만한 곳인 것도 아닙니다.



야생동물은 우리에게 귀여움받거나 사랑받기 위해, 혹은 우리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기 위한 존재가 아닙니다. 따뜻한 집에서 맛있는 것을 주는 것이 정말 야생동물을 위한 일일까요? 야생동물을 멸종시키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을 애완동물로 팔기 위해 자행되는 밀렵입니다. 남들이 키우지 않는 희귀한 동물, 즉 야생동물을 기르고 이를 자랑하는 일이 유행하면서 생긴 일입니다. 종의 생존뿐 아니라 개체의 복지와 생존에도 인간에 의한 사육은 치명적인 위협입니다. 그들은 인간이 구해 주지 않더라도 다양한 먹이를 스스로 찾아 먹고 도시에서 맡을 수 없는 냄새를 맡으며 살아가도록 진화한 동물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꽤 오랫동안 그에 대한 문제를 알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야생동물을 잡아가두어 기르면서 그래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결과 수많은 야생동물을 멸종위기에 빠뜨렸고 이제는 야생동물과의 접촉으로 인해 옮은 인수공통전염병 때문에 인간 스스로도 위험에 빠지고 있습니다.

인구가 증가하면서 가축의 수도 급격히 늘었습니다. 반면에 야생동물의 종수와 개체수는 급격하게 줄고 있죠.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과 가축을 합친 생물의 무게는 1억6천만 톤인데 반해 야생 포유류는 모든 종을 다 합쳐도 700만 톤에 불과합니다.

앞으로도 자연에 대한 인간의 영향은 더 커지겠지요. 의식적으로 야생동물의 영역에 침범하지 않으려 애쓰지 않으면, 그들을 지키려고 애쓰지 않으면, 머지않아 야생동물은 그들이 자유를 느끼며 살던 곳에서 영영 사라져버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