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는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녹색연합, 동물자유연대, 어웨어 네 단체가 매입한 연천 농가의 사육곰을 보고왔습니다. 각 단체가 준비한 땅콩, 사과, 당근, 고구마를 조금씩 건네며 무료한 일상을 보내고 있을 곰들이 잠시나마 새로움을 즐기길 바랐습니다.

어떤 곰은 능숙하게 땅콩 껍질을 까먹고 어떤 곰은 어색한 듯 당근을 핥아먹고 어떤 곰은 갑자기 몰려온 사람들의 낯선 냄새와 낯선 풍경에 계속 주위를 두리번거립니다. 짧게나마 한 마리씩 시선을 두고 있자니 저절로 화천 곰들이 떠오릅니다. 앞발로 당근을 쥐고 일어서서 먹는 큰 덩치의 곰은 우리 어푸 같고 접시마냥 앞발에 땅콩을 올려놓고 우물우물 먹는 곰은 우리 주영이 같고 한껏 예민해진 다리가 하나 남은 곰은 우리 덕이 같습니다. 이 곰들도 이제 누군가에 의해 이름 붙여져 누군가의 '우리' 곰이 되겠지요.

이 곰들은 구례의 공영 보호시설로 가게 됩니다. 더위와 추위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는 지금의 환경보다 훨씬 쾌적한 공간일테지만 결국은 다시 가둬두는 일입니다. 아마 우리는 계속해서 곰을 가둬두는 일을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곰이 원래 있어야하는 곳'에 곰을 데려다두는 일은 인간에게도 곰에게도 안전한 일이 아니니까요. 곰을 어디에 가둬야할지, 어떻게 가둬야할지, 누구를 가둬야할지를 고민할 것입니다. 어차피 가둬야한다면 잘 가두어 두는 법을 고민하고 결정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사람이 보기 좋은 것보다 곰이 쉬기 좋은 것을 선택해야하고 사람이 편한 일보단 곰이 지루하지 않은 일을 선택해야합니다. 부단한 시행착오가 있을 앞으로의 일들을 생각하면 곰을 더 나은 장소로 옮기는 것은 곰을 잘 가두어두는 일 중 가장 쉬운 단계일지 모릅니다.

이 날은 환경부 생물다양성과,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 생태원도 농가를 찾았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주어진 역할을 하고 있지만 사육곰 산업을 마무리 짓기엔 갈 길이 멉니다. 구례 보호시설에 곰을 가득 채워도 가둬야할 곰이 아직도 200여마리 남아있습니다. 어떤 곰을 어디로 옮길지에 대한 이야기를 얼른 마무리 짓고 곰을 잘 가두어두는 법을 고민하는데에 더 많은 시간과 체력을 쏟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