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향상 활동]화천곰들의 친구 만들기

반달가슴곰을 포함해서 전 세계의 야생에 사는 곰들은 모두 단독 생활을 합니다. 짝짓기를 하거나 어미가 새끼를 기를 때를 제외하면 대개 홀로 지냅니다. 간혹 다른 곰을 만나면 서로를 다치지 않게 할 정도의 거리를 두고 경계 신호를 보내거나 데면데면하게 서로를 스치기도 합니다. 조용히 걷고 나무를 오르고 물을 첨벙거리며 먹거리를 찾는 것이 숲 속에서의 분주한 일상입니다.

그렇게 곰은 야생에서 혼자인 삶이지만 혼자가 아닙니다. 곰이 살아가는 환경은 계절에 따라 시간에 따라 수시로 변화합니다. 따끈하고 향긋한 봄바람에 긴 겨울잠을 깨면 수만 가지 식물이 봄기운을 머금고 싹을 틔웁니다. 그 중에서 어떤 꽃과 잎을 먹어야 할지 고민하고 맛을 봅니다. 무성한 여름에는 시원한 물웅덩이를 찾아 들어가고요. 가을에는 사방에 열려 떨어지는 열매들로 겨우내 견딜 힘을 비축합니다. 다시 혹독한 겨울이 오면 안전하고 따뜻한 공간이 어디인지 꼼꼼하게 살펴 들어가 몸을 누입니다. 곰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의 자극을 인지하며 고요한듯 바쁘게 살아갑니다.


야생이 아니라 사람이 가두어 기르는 환경에서는 이 수많은 자극을 잃습니다. 끝없는 자극에 맞추어 진화한 곰은 사육 상태에서 타고난 대로 살 수 없게 됩니다. 웅담채취용 사육곰들도 그런 처지에 있습니다. 할 일을 잃어버린 사육곰은 지루함에 몸서리칩니다. 그래서 인위적으로 자극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야생과 완전히 같지는 않더라도 무언가 신경 쓸 일을 주는 것을 ‘풍부화’라고 합니다. 비록 감금 상태를 벗어날 수는 없지만, 새로운 냄새와 감촉, 먹이 찾는 방법, 사회적 구성을 더해주는 것은 복지에 큰 도움이 됩니다.

새로운 사회 관계를 맺어주는 일, 즉 친구를 만들어주는 일도 여기에 한 몫 할 수 있습니다. 그 친구는 다른 곰이 될 수도 있고, 사람인 돌봄활동가가 될 수도 있는데요. 사람과는 철창을 사이에 두고 만날 수밖에 없지만, 다른 곰과는 생활 공간을 공유하며 몸으로 부대끼는 친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서로를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과정은 무척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천천히 서로에게 좋은 기억을 쌓아가는 과정입니다. 




처음에는 철창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만나서 인사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격문 양쪽에 곰들이 좋아하는 먹이를 두고 서로의 존재와 먹이를 먹는 즐거운 감정을 연결시키는 훈련입니다. 곰들은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면서 좋은 경험을 합니다. 이 과정이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달이 될 수도 있고, 결국 서로를 좋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백 퍼센트 성공할 수 있는 훈련은 아닌 것이지요. 더군다나 화천의 곰들은 나이가 많아 새로운 사회화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함께 잘 지낼 수 있게 되었을 때 곰들이 누리게 될 이익이 너무 크기 때문에 활동가들은 인내심을 갖고 서로를 좋은 존재로 소개하기 위해 애씁니다.

곰들이 서로 싫어하지 않게 되고 적절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면 서서히 철창을 열어줍니다. 처음에는 중간의 철창을 잠깐만 열어주다가 점점 함께 지내는 시간을 늘리는 훈련을 합니다. 장벽 없이 만났을 때 곰들은 서로를 어떤 방식으로 대해야 할지 시험하고 학습합니다. 상대가 곰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두렵기도 하고 조심스럽기도 하며 호기심도 생깁니다. 위협도 해보고 도망도 가면서 서로 다치지 않게 함께 지내는 법을 익히게 됩니다.

합사훈련을 마친 곰들이 한 공간에서 잘 지낼 수 있다면, 곰들은 함께 방사장을 누릴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한 마리씩 돌아가며 방사장에 나가지 않아도 됩니다. 서로는 서로에게 부족한 자극을 채워줄 친구가 될 것입니다. 천천히 가까워질 곰들의 관계를 위해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 목표모금액: 2,400만원
- 매입 구조비(1마리): 200만원
- 농장 전업지원금: 200만원
- 구조 후 돌봄 및 진료비: 2,000만원
* 곰들을 구조하기 위한 매입비용(1마리)과 이동비용, 사료비용은 해피빈 모금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 후원하기

**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후원하기
https://bit.ly/3G07UlW
기업은행 203-147531-04-038 곰보금자리 프로젝트

** 동물권행동 카라 후원하기
https://bit.ly/34hqOG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