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츄어리 건립]곰 발바닥이 낙엽 밟는 소리


곰 발바닥이 낙엽 밟는 소리, 곰 발바닥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을까요?

평균 나이 스무 살에 가까운 곰들이 그 스무 해 동안 단 한 번이라도 상상했을까요? 철창 밖 저 숲을 걷는 느낌을 말이죠. 곰도 꿈을 꾸는 동물이라 그들의 꿈에서 숲을 거닐었을 가능성은 꽤 높아 보입니다. 그 숲에 곰들이 하나씩 걸어 나가고 있습니다. 응당 걸어야 할 곳이지만 여전히 숲이 낯선 곰들의 발걸음에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화천의 곰들은 지난 여름부터 시작한 임시방사장 공사가 아주 지긋지긋했을 것입니다. 이십 평생 한 번도 그렇게 소란스러웠던 적이 없었겠지요. 소음과 낯선 사람, 먼지가 일으키는 스트레스 때문에 밥을 덜 먹기도 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곰들에게 설명해줄 수 없어서 미안하고 답답했습니다.

그러면서 곰들은 몇 달 동안 꾸준히 훈련을 받았습니다. 앞서 포스팅했던 리콜 훈련과 합사 훈련입니다. 방사장에 나갔다가 다시 곰집으로 불러들이는 훈련이 되어있어야 우리는 방사장에 곰을 내보낼 수 있고, 곰들끼리 서로를 기꺼이 인정하고 곁을 내주어야 여럿이 방사장을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역시 곰들은 왜 그런 훈련을 하는지 몰랐습니다. 다만, 훈련은 맛있는 걸 얻어먹는 기회였고 단조로운 일상에 긍정적인 자극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완성된 방사장에 곰들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곰을 방사장에 내보내는 저희의 감정은 느낌표 몇 개로 표현될 리 없습니다만, 느낌표라도 과하게 붙여야 이 복잡한 감정이 전달되지 않을까 하는 심정입니다. 아직 제대로 된 생츄어리를 만들기 전 단계에서 급한 마음에 만든 “임시” 방사장에 불과하지만, 백여 평 밖에 되지 않아 열두 마리가 사용하기에도 턱없이 작지만, 여러분의 도움으로 곰이 거니는 숲을 만들었고 곰이 그 숲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합사 훈련이 충분하지 않은 곰들은 개별적으로 한두 마리씩 숲길을 배우는 중입니다. 숲길에 뿌려진 땅콩과 사과로 방사장에 좋은 기억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머리 위로 철창 없이 트인 하늘도 두려운 것이 아니라 쾌적한 것이라는 것을 이제야 배웁니다. 미소는 거침없이 낙엽을 밟지만 십수 년 한 공간에 살던 미남이에게는 아직 철창이 익숙합니다. 성격이 제각각인 곰들이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세계를 다시 만나고 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태연히 숲을 걷는 곰을 보며, 곰에게 이토록 아무것도 아닌, 당연한 일상을 주는 일이 이토록 어렵다는 현실에 아연합니다.

이 방사장은 열두 마리 곰들에게 큰 변화인 동시에, 한국에 남은 300여마리 곰들에게 필요한 생츄어리로 가는 계단 하나에 불과합니다. 작은 계단을 오를 수 있게 도와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고, 앞으로 남은 더 길고 험한 여정에 손 내밀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후원하기 ⠀

🔹 목표 모금액: 1억 5천만 원
- 임시방사장(약 100평) 조성 비용: 1억 1천만원(전기철책, 방사장 유도로, 사육장 개조 등)
- 방사장 풍부화 시설 비용: 2천 5백만원(물웅덩이, 입체 놀이터, 나무 등 식재, 조경 등)
- 돌봄활동가 컨테이너 사무실 설치 비용: 1천 5백만원(컨테이너 구입, 사무집기 구입 등)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후원하기
https://bit.ly/3G07UlW


👉 동물권행동 카라 후원하기
https://bit.ly/3mdCgdw

#곰숲 #방사장 #함께해주세요 #철장속_사육곰_해방_프로젝트 #곰생츄어리 #사육곰에게더나은삶을 #사육곰 #화천곰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동물권행동카라 #Projectmoonbear #Korea_animal_rights_advocates #captive_bears #sanctu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