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츄어리 건립]화천 사육곰 농장 U5 보금이 사망


보금이는 가장 먼저 이름을 가진 사육곰이었습니다.


다시 화천 사육곰 농장을 찾았을 때부터 생각했던 일입니다. 화천의 사육곰 중에는 반달가슴곰의 자연수명인 스물다섯살을 넘긴 개체들이 여럿이었습니다.남은 시간이 길지 않을 것 같은 곰들이었습니다. 그 중 윗 사육장 다섯 번째 칸에 있어서 U5였던 보금이는 뒷다리를 사용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엉덩이를 끌고 다녀서 털이 다 빠져 있었고, 기어코 주는 밥은 싹싹 비우는 늙은 곰이었습니다.



수의사들이 포함된 활동가들은 머리를 싸맸습니다. 뒷다리를 쓰지 못하는 이유는 척추, 엉덩이관절, 무릎관절의 총체적인 문제인 것으로 보였습니다. 나이를 감안하면 이 근골격계 문제는 자연스러운 퇴행성 질병일 수 있었고, 치료를 시도한다면 그것은 증상 관리이지 온전한 상태로 회복시킬 가능성이 높은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한 수의사 활동가는 바로 안락사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다수 활동가들의 의견에 따라 시도해볼 수 있는 치료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가장 가까운 대학병원에서 CT와 MRI를 찍고 보금이가 아픈 곳이 어디인지 알아내는 것이 먼저 필요했습니다. 그러려면 곰을 옮길 수 있는 튼튼한 이동장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4백만원짜리 이동장 제작은 금액보다 소요 시간과 설계가 더 문제였습니다. 이동장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동안 우리는 관절 문제에 사용하는 강한 진통소염제와 2차로 생긴 외부 염증을 막기 위해 항생제를 조제해 먹였습니다. 개와는 달리 모든 음식을 꼼꼼하게 씹어 먹는 곰에게 약을 먹이는 일이 정말 어려웠습니다. 꿀, 땅콩잼, 연유, 과일 시럽, 빵 등 곰이 좋아하는 모든 음식을 동원해서 겨우 약을 먹였습니다. 보금이와 함께 살며 돌보시는 할머님께서는 보금이가 약을 뱉어내지 않도록 약을 빵에 넣고 꼭꼭 쥐다가 손목에 멍이 들 정도로 열심히 아픈 곰을 돌보셨습니다.

 

약을 먹고 2주 후 보금이는 기적처럼 뒷다리를 세워 걸었습니다. 신난 활동가들은 보금이가 콘크리트 바닥에서라도 벗어날 수 있도록 타이어와 소방호스를 이용해 침대를 만들어줬습니다. 보금이는 천국에라도 온 듯 침대 위에서 행복해했습니다. 그러나 보금이의 상태는 안정적이지 않았습니다. 지난 7월 25일, 엉덩이를 심하게 끌고 다니던 보금이의 엉덩이 상처가 갑자기 심해진 것을 관찰했고, 수의사 활동가들은 급히 수술을 해야겠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7월 30일 화천을 다시 찾아 보금이를 마취했을 때, 보금이의 외상은 너무 심해졌습니다. 스스로 꼬리를 자를 정도로 심한 통증이 있었고 항문이 소실된 상태였습니다. 외상을 치료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고, 카라와 곰보금자리는 보금이의 안락사를 치열하게 의논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수의사 활동가들의 의견에 따라 보금이를 안락사하기로 했습니다. 정성껏 돌보던 동물을 보내는 것은 몹시 힘든 과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하는 것은 안락사에 대한 세간의 불편함도, 활동가들의 아쉬움도 아닌, 보금이의 삶의 질이었습니다. 살아서 밥을 먹는 동물을 죽이는 일은 우리를 극단적인 감정까지 몰고 가는 일이지만, 그 부담 때문에 억지로 살려 두는 것은 보금이에게 고통의 시간을 연장하는 의미 밖에 없었습니다. 보금이는 조용히 잠든 채 고통스럽지 않게 철창 안에서 삶을 마감했습니다. 보금이를 데리고 밤 늦게 화장장으로 모였습니다. 하얗게 유골만 남긴 까맣던 보금이를 어루만지며 지금도 슬퍼하고 있습니다. 보금이는 가장 먼저 이름을 가진 사육곰이었습니다.

 



생츄어리를 만들 때까지 1년만 버텨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습니다. 남은 열 세 마리 곰들에게 그 아쉬움까지 더 해서 정성을 들이고 있습니다. 바람과는 달리, 아마 남은 곰들도 이 기나긴 1년을 버티지 못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철창에서 나와 단 며칠이라도 드넓은 풀밭을 뒹굴 수 있도록 생츄어리를 빨리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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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동 풍부화 시설물 설치 및 활동

- 진료 및 치료비 등에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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