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연구 Policy]구례군 사육곰 보호시설 개소식

구례군 보호시설이 문을 열었다고 해야할까요. 개소식이라는 것을 하고 왔습니다. 며칠 전 연천에서 이송된 곰들이 들어가고 곰을 돌보기 시작했지만, 100억이 들어간 시설에 행정 조직이 새로 만들어졌으니 행사를 해야겠지요. 행사도 참여할 겸 새 집에 들어간 곰들도 볼 겸 구례에 다녀왔습니다.

구례 보호시설에서는 곰들도, 곰을 돌보는 사람들도 적응하는 중이었습니다. 온 세상이 뒤집힌 듯 느끼며 며칠 고열을 앓기도 하고 위험한 상황에 빠지기도 했던 곰들은 이제야 눈알을 굴리며 자신이 놓인 상황을 익혀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여전히 사람이 있을 때에는 구석에 웅크린 채 사람을 애써 외면하는 곰도 있었지만, 어떤 곰은 아침 먹은 게 다 꺼졌다며 저녁을 내어놓으라고, 새로 만난 사람들에게 미묘한 신호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곰만큼이나 긴장하고 있을 국립공원공단 직원들은 그 알아채기 어려운 움직임을 주시하며 곰에게 필요한 고민을 저희에게 나눠주셨습니다. 잔뜩 쇠약해진 몸으로 돌봄을 받기 시작하는 곰들이 어떤 존재들인지, 저희도 몇 년 사육곰과 함께하며 쌓인 경험과 지식을 더 공유하고 싶어서 마음이 급할 지경이었습니다. 곰도 사람도 고생을 덜 하려면 서로 간의 차이를 덮어놓고 일단은 서로를 신뢰해야 합니다. 그저 정성껏 곰 돌보는 사람들끼리라는 믿음으로요. 

구례군에서 만든 무대에는 떡하니 아메리카흑곰 사진이 걸려서 뒷목을 잡게 했지만 그게 대수인가요. 탄탄대로로 가지는 못해도 덜컹거리고 멀미도 해가면서 사육곰 산업이 잘 끝나도록 계속 애를 쓰는 게 우리 역할인 것 같습니다. 늘 그렇듯 개소식도 성취감보다 고민이 쌓이는 행사였습니다. 구례에 새로 만들어진 공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곰과 사람들이 잘 지낼 수 있도록 함께 지켜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