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까지만해도 환경부는 사육곰 문제를 이미 끝난 문제라고 버텼습니다. 모든 곰을 중성화했으니 마지막에 태어난 곰이 합법적 도살 연령인 10살이 되면 곰이 모두 도살되어 사육곰 산업이 알아서 끝날 거라 했습니다. 미필적 고의에 가까운 소리였습니다. 산업은 끝날 기미가 없었습니다.
시민사회는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장려하고 합법화한 산업이니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결과, 2021년 환경부는 ‘사육곰 및 반달가슴곰 보호시설’을 전라남도 구례군에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과정에서도 설계와 운영주체 등을 두고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았고 당국과 소통을 했지만 관료제의 한계를 다 이겨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지자체에 맡기는 것이 말이 안된다는 것을 환경부도 처음부터 알았지만, 관료제는 계속 담당자가 바뀌고 정권에 휘둘립니다.
그래도 시간은 가고 일은 돌아갑니다. 우여곡절 끝에 구례 사육곰 보호시설에 곰이 들어갔습니다. 네 개 시민단체가 모여 연천에서 매입한 곰 12마리가 어제 마취총을 맞고 건강검진을 받고 트럭에 실렸습니다. 국립공원공단의 직원들이 총출동해서 곰을 안전하게 이송하기 위해 진땀을 흘렸습니다. 늙고 쇠약해진 곰들이라 언제든 사고가 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그 과정에서 두 마리가 죽었습니다.
그래도 철창에서 꺼내자마자 죽은 곰 둘은 마취에서 깨어나지 않아도 됐습니다. 새로운 곳에 적응하기 위해 밤새 울지 않아도 됩니다. 너무 익숙해진 뜬장에서 자신의 똥냄새를 얼굴에 덮고 자는 삶이 이제는 끝났습니다. 구원을 기다릴 줄도 모르는 곰들이 오래도 기다렸습니다. 신나는 삶이 아니었기에 죽음까지 너무 오래 걸렸을 뿐입니다.
이송 과정에서 살아남은 열 마리는 지금 이 순간 충격과 스트레스를 견디는 중입니다. 처음 느끼는 타일 바닥에 납작 엎드리거나 뱅뱅 돌며 위기로 느껴지는 이 순간을 벗어날 궁리를 하는 중일 겁니다. 낯선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던져주는 맛있는 과일도 당황스러울 겁니다. 그들에게는 그저 납치당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니까요. 우리가 데려온 소요, 덕이, 주영이가 그랬듯이요.
우리가 할 일은 더 생겼습니다. 옮겨진 곰들이 다시 힘을 내어 남은 삶을 살 만하게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러려고 우리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응원으로 이 지난한 작업을 하는 것이니까요. 직접 돌보는 게 아니라서 곰을 돌보는 사람들과 그 윗사람들과 복잡하고 세심한 소통을 시작해야 합니다. 동물에게 어떤 삶이 더 좋은지 함께 궁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직 농장에 남은 곰들을 걱정합니다. 농가와의 곰 가격 협상에 막혀있고, 남은 200마리 넘는 곰들 중 반도 보호시설에 수용하지 못하는 현실은 그대로 있습니다. 곰을 옮기는 과정에서 둘이 무력하게 죽는 모습을 보니 인간의 선한 마음만으로는 안 되는 일이 많다 싶습니다. 그저 돈을 모아 동물을 구조하는 일이 능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참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2019년까지만해도 환경부는 사육곰 문제를 이미 끝난 문제라고 버텼습니다. 모든 곰을 중성화했으니 마지막에 태어난 곰이 합법적 도살 연령인 10살이 되면 곰이 모두 도살되어 사육곰 산업이 알아서 끝날 거라 했습니다. 미필적 고의에 가까운 소리였습니다. 산업은 끝날 기미가 없었습니다.
시민사회는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장려하고 합법화한 산업이니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결과, 2021년 환경부는 ‘사육곰 및 반달가슴곰 보호시설’을 전라남도 구례군에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과정에서도 설계와 운영주체 등을 두고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았고 당국과 소통을 했지만 관료제의 한계를 다 이겨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지자체에 맡기는 것이 말이 안된다는 것을 환경부도 처음부터 알았지만, 관료제는 계속 담당자가 바뀌고 정권에 휘둘립니다.
그래도 시간은 가고 일은 돌아갑니다. 우여곡절 끝에 구례 사육곰 보호시설에 곰이 들어갔습니다. 네 개 시민단체가 모여 연천에서 매입한 곰 12마리가 어제 마취총을 맞고 건강검진을 받고 트럭에 실렸습니다. 국립공원공단의 직원들이 총출동해서 곰을 안전하게 이송하기 위해 진땀을 흘렸습니다. 늙고 쇠약해진 곰들이라 언제든 사고가 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그 과정에서 두 마리가 죽었습니다.
그래도 철창에서 꺼내자마자 죽은 곰 둘은 마취에서 깨어나지 않아도 됐습니다. 새로운 곳에 적응하기 위해 밤새 울지 않아도 됩니다. 너무 익숙해진 뜬장에서 자신의 똥냄새를 얼굴에 덮고 자는 삶이 이제는 끝났습니다. 구원을 기다릴 줄도 모르는 곰들이 오래도 기다렸습니다. 신나는 삶이 아니었기에 죽음까지 너무 오래 걸렸을 뿐입니다.
이송 과정에서 살아남은 열 마리는 지금 이 순간 충격과 스트레스를 견디는 중입니다. 처음 느끼는 타일 바닥에 납작 엎드리거나 뱅뱅 돌며 위기로 느껴지는 이 순간을 벗어날 궁리를 하는 중일 겁니다. 낯선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던져주는 맛있는 과일도 당황스러울 겁니다. 그들에게는 그저 납치당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니까요. 우리가 데려온 소요, 덕이, 주영이가 그랬듯이요.
우리가 할 일은 더 생겼습니다. 옮겨진 곰들이 다시 힘을 내어 남은 삶을 살 만하게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러려고 우리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응원으로 이 지난한 작업을 하는 것이니까요. 직접 돌보는 게 아니라서 곰을 돌보는 사람들과 그 윗사람들과 복잡하고 세심한 소통을 시작해야 합니다. 동물에게 어떤 삶이 더 좋은지 함께 궁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직 농장에 남은 곰들을 걱정합니다. 농가와의 곰 가격 협상에 막혀있고, 남은 200마리 넘는 곰들 중 반도 보호시설에 수용하지 못하는 현실은 그대로 있습니다. 곰을 옮기는 과정에서 둘이 무력하게 죽는 모습을 보니 인간의 선한 마음만으로는 안 되는 일이 많다 싶습니다. 그저 돈을 모아 동물을 구조하는 일이 능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참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