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자르를 그립니다.


곰 보금자리 사무실 한 쪽 벽에는 긴 투명 필름이 붙어있습니다.
원래는 화이트보드 대용으로 붙였던 것인데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캔버스의 역할을 하며 다소 허전할 뻔 했던 벽면에 손님들의 시선을 붙잡아 두고 있습니다.

먼저 그려져 있던 건 작년 7월 세상을 떠난 보금이를 추모하는 그림이었는데요, 지난 달 미자르와의 이별을 겪으며 새로운 그림을 그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걷고 뛰지 못했던 보금이를 힘차게 달리는 모습으로 그렸던 것처럼 미자르는 창살 밖 숲속을 마음껏 즐기는 모습입니다. ‘곰 숲’을 누리지 못하고 떠난 미자르를 생각하는 우리의 마음입니다.

성격도 취향도 채 알지 못하고 보내야 했던 보금이와는 달리 미자르는 우리와 열일곱 달을 알고 지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미자르가 어떤 곰이었는지를 알고, 그에 대한 활동가마다의 추억도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떠난 곰을 ‘그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미자르, 다른 세상을 향해 가다’는 미자르가 좋아할 것들을 활동가 한 사람 한 사람이 채워 넣어 완성하는 그림입니다. 사무실에 들러 푹신한 낙엽을, 도토리가 달린 가지를, 단풍나무 씨앗을 그리며 활동가들은 저마다 미자르를 그리고 있습니다.

미자르에게는 그림 속에서라도 선물해 본 ‘다른 세상’,
남겨진 곰들에게는 현실에서 선물해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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